[사설] ‘자중지란’ 통합당, 뼈를 깎는 쇄신 없이는 미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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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에서 참패한 미래통합당이 패배의 원인을 진정성 있게 성찰하고 미래의 길을 찾아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가 주어졌음에도 여전히 과거의 행태에 머문 채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선거 후 당 수습과 진로 모색을 놓고는 자리다툼의 양상마저 보이는 형국이다. 오죽하면 “기둥 무너진 집에서 가재도구 놓고 다툰다”는 비아냥이 나오겠는가. 여기다 일부 낙선자가 사전투표 조작설로 선거 시스템 자체를 부정하고, 위성정당을 그대로 유지해 원내 교섭단체로 활용하려는 꼼수를 거두지 않고 있다. 총선에서 확인된 민심을 명백히 거스르는 행보다. 선거 패배 후의 모습이 이렇다 보니 통합당 지지율은 28.4%로, 더 주저앉았다. 창당 이후 최저치다.

미래통합당은 지금 무릎을 꿇고 반성과 혁신을 결의해도 모자랄 때이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이니 조기 전당대회니, 새로운 지도부 구성을 놓고 벌이는 백가쟁명의 혼돈 상황은 기시감을 주기 충분하다. 비대위를 꾸리든 조기 전대를 실시하든 통합당이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이미지를 깨려면 단순한 리모델링 수준이 아니라 혁명적인 환골탈태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무엇보다 당의 주류와 간판이 과감하게 교체되어야 마땅하다. 아무리 당 이름이 바뀌고 당 색깔이 변한다 한들, 진부한 인물이나 국민의 평가가 이미 끝난 사람들이 다시 나와 당을 이끈다면 결코 지지를 얻어 내지 못할 것이다.

참패 원인 성찰 않고 과거 행태 머물러
당 주류 바꾸고 모든 기득권 내려놔야

그런 점에서 가 부산 지역 당선인들에게 통합당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물은 것은 시의적절하고 유의미한 것이었다. 전국적인 판세와 달리 부산에서는 18석 중 통합당이 15석을 가져가며 압승했다. 부산의 국회의원들이 통합당의 주축이 되는 상황이 펼쳐졌다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이들의 답변을 보니 비대위 체제와 조기 전대는 견해가 팽팽히 나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전면적인 당 쇄신과 지도부 일신이 우선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일각에서 부각 중인 ‘30·40대 전면배치론’은 취지에 공감하나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느냐는 입장이 주류를 이뤘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저 생물학적으로 젊은 정치인이 중요한 게 아니다. 젊은 층의 지지를 받을 인물을 발굴하는 것이야말로 더없이 막중한 과제다.

통합당은 민심의 준엄함을 되새겨 혁신을 주문하는 이런저런 안팎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는다는 결연한 자세로 존재 이유를 찾아야 한다. 무엇보다 국민에게 무엇을 해줄 것인지, 누구를 대변할 것인지, 구체적인 목표를 잡는 게 시급하다. 그렇지 못한다면 미래통합당에 투표한 1200만 명의 유권자마저 등을 돌릴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여당의 독주를 견제할 만한 당이 없다는 것은 우리 정치에도 불행이다. 통합당은 뼈를 깎는 쇄신, 진정한 환골탈태로 미래를 새롭게 준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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