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되살아난 ‘환난상휼’… 재난소득 기부 릴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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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장군 간부 공무원들이 긴급재난 기본소득을 기부한 후 단체 촬영을 하고 있다. 기장군 제공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지급되는 긴급재난 기본소득(이하 기본소득)을 더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하자는 움직임이 부산에 확산되고 있다.

시민들의 기부 행렬이 잇따르고 있는 데다, 일부 일선 지자체는 ‘기부 릴레이’ 행사를 펼치며 기부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나보다 어려운 이웃 돕자” 확산
서구 60대 부부 10만 원 쾌척
기장군수 등 공무원들도 동참
주민센터 등에 문의 전화 이어져
지자체들 이벤트, 전용 계좌 개설


부산 서구 암남동 주민센터 직원들은 최근 예상치 못한 기부에 뭉클함을 느꼈다고 한다. 서구에 거주하는 한 60대 남성이 “우리보다 더 필요한 이웃들에게 사용해 달라”며 익명으로 기본소득을 기부했다. 그는 자신과 자신의 부인 몫까지 10만 원을 전달했다. 이에 앞서 영도구에서도 한 50대 남성이 기본소득을 기부 전용 계좌로 입금해 줄 것을 구청에 요청했다.

21일 부산 16개 구·군 등에 따르면, 각 구청과 주민센터에는 기본소득을 기부하려는 시민들의 문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시민뿐만 아니라 공무원들도 기부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최근 오규석 기장군수와 기장군 간부공무원 26명이 자발적으로 기본소득을 기부하는 데 동참했다. 또 기장군 5개 읍·면 주민자치위원회 위원장들도 기본소득을 기부했다. 기장군은 모든 군민에게 1인당 10만 원을 기본소득으로 지급하고 있다.

이 같은 기부 행렬이 이어지면서 일부 지자체는 관련 이벤트를 실시하거나 기본소득 전용 기부 창구나 계좌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사상구는 20일부터 긴급재난 기본소득 기부 릴레이 캠페인 ‘100일의 도전 아름다운 기부 릴레이’를 추진하고 있다. 주민이나 공무원이 기본소득 5만 원을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모금 계좌로 기부한 후 사상구 홈페이지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응원 메시지를 남기면 추첨을 통해 상품권이 지급된다. 또 사상구는 기부에 참여한 사람들에 대해 ‘아싸 제0호’로 인증 번호를 부여한다. ‘아싸’는 아름다운 사상 사람들의 줄임말이다. 사상구 관계자는 “모두에게 5만 원씩 공평하게 지급됐지만 5만원이 더 필요한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 기부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영도구는 지난 17일 긴급재난 기본소득 전용 기부 계좌를 개설했다. 따라서 주민들은 기본소득을 직접 기부 계좌로 입금하거나, 기본소득 신청 시 기부에 동의할 수 있다.

기장군은 지난달 30일 전국 최초로 ‘기장형 재난기본소득 기부 창구’를 개설해 운영 중이다. 또 군은 인터넷 홈페이지에 기부 인증샷 올리기, 착한기부 사진전시회, 기부증서 발급 등 이벤트로 기부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다.

다른 지자체들도 기부 창구를 자체적으로 운영하거나 기부 릴레이 관련 행사를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장군 관계자는 “기본소득 기부는 곧 이웃 사랑의 실천이며 코로나19를 함께 이겨 내자는 의지”라며 “앞으로도 기부를 확대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우영·이상배·박혜랑·곽진석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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