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카페 ‘등업’하는데 등본까지 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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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의 한 맘카페에서 ‘등업(등급 업그레이드)’을 위해 회원의 주민등록등본을 제시하라고 해 논란이 인다. 카페지기는 “타 지역 회원의 가입을 막기 위한 목적”이라고 했지만, 일부 회원은 “개인 정보가 담긴 등본까지 제출하는 건 인권 침해”라며 반발하고 있다.

3만 6000여 명 회원 둔 카페
타지 회원 막기 위해서라지만
회원 개인정보 노출 우려 반발

21일 A맘카페에 따르면, 최근 등업 방식을 정해진 수의 게시 글이나 댓글을 작성하는 기존 방식에서 주민등록등본을 인증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등업을 앞둔 회원들 사이에선 바뀐 등업 방식에 불만을 표시하기 시작했다. 주민등록등본에는 주소와 가족의 이름, 생년월일 등이 기재돼 있어 자칫하면 개인정보 노출 등 인권 침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카페 회원은 “해당 지역에 29년째 살고 있는데 등본까지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다. 앞으로 활동을 안 할 것”이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해당 카페의 회원 수는 3만 6000여 명으로 살림, 육아 등 정보 공유를 목적으로 만들어져 아이를 가진 엄마에게 인기가 높다. 이 카페 회원 등급은 총 1~5단계가 있다. 처음 가입하면 1단계에서 시작한다. 최소 2단계는 돼야 글을 읽을 수 있기 때문에 이곳에서 등업은 매우 중요하다. 기존에는 게시 글 10개, 댓글 20개를 달면 2단계로 등업을 할 수 있었다. 바뀐 등업 방식에 대한 불만에 대해 해당 카페는 상세주소나 가족 이름 등은 가리고 보내라고 했지만, 회원들 사이에선 과도한 요구라는 의견이 나온다. 한 회원은 “관공서도 아닌데, 주민등록등본까지 내는 건 심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과도한 홍보를 막는다고 하지만 평소에도 광고성 글은 잘 관리가 되던 곳이었는데 갑자기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카페지기는 “해당 지역 거주자가 아닌 분이 가입해 분란을 일으켜 실제로 살고 계신 분만 가입하도록 변경했다”면서 “잘못된 여론 형성 등을 지켜볼 수 없어 취한 조치로, 상세 주소 등 다른 정보는 절대 공개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등본 제출 자체로 법적인 문제는 없지만 악용될 소지가 있어 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회원가입 목적으로 등본을 받는 것 자체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지만 개인정보 보호법 악용 가능성 등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kk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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