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임신부를 위해 배포한 천 마스크에서 불량품이 속출해 배포가 중단된 가운데 전국 모든 가구에 배포되는 천 마스크에서도 벌레 등의 이물질이 확인됐다. 이미 불만이 많았던 ‘아베노마스크(아베 총리가 배포한 천 마스크)’ 논란은 일본에서 더욱 확산할 전망이다.

22일 마이니치신문 보도에 따르면, 모든 가구에 배포하기 위해 포장을 시작한 200만 장의 천 마스크에서 벌레나 머리카락, 실밥 등 이물질이 섞여 있거나 곰팡이가 피어 있는 등의 문제 사례 200건이 18일 시점에 확인됐으나 일본 정부는 이를 공개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마이니치는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대책반에 배포된 내부 문서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수백 건 확인 불구 공개도 안 해
임신부 불량 마스크 이어 논란
나가사키 정박 크루즈 집단 감염

앞서 일본 정부는 이달 14일부터 임신부를 위해 50만 장의 천 마스크 배포를 시작했지만, 여기에서 오염물이 묻어 있거나 벌레가 나오는 등의 문제 사례가 계속 보고되자 배포를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가토 가쓰노부 후생노동상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임신부용 마스크 중 불량은 143개 기초지방자치단체에서 7870장에 달했다며 원인 조사의 뜻을 밝혔지만, 이와 별도로 전국 5000만 가구에 2장씩 배포되는 마스크에서 발견된 불량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마스크 배포를 담당하는 후생성 경제과는 임산부용 마스크 외 불량 문제를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한 마이니치신문의 문의에 “회답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앞장서 배포를 추진한 천 마스크는 크기가 작아 끈이 풀린다거나 귀가 아프다, 빨면 줄어든다 등의 불만으로 ‘아베노마스크’라고 불리며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더구나 일본에서는 확진자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나가사키항에 정박 중인 이탈리아 선적 크루즈선 ‘코스타 아틀란티카’에서 또다시 코로나19 확진자 33명이 추가 확인돼 비상이 걸렸다.

지난 20일 이 크루즈선의 승무원 1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발표됐으며, 농후 접촉 가능성이 있는 선원 57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한 결과 33명의 감염이 확인돼 총 누적 확진자는 34명이다. ‘코스타 아틀란티카’에는 승객 없이 승무원만 623명이 탑승해 있었으며, 대부분 외국 국적자이고 일본인은 1명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에선 지난 2월 초 요코하마항에 정박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집단 감염 사태가 터져 탑승자 3700여 명 중 71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김경희 기자·일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