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적자만 3조’ 정유업계, 추가 지원책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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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무역보험공사 대회의실에서 ‘정유업계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코로나19로 인한 석유 수요 감소, 정제마진 악화 등으로 올해 1분기 3조 원 안팎의 적자가 우려되는 등 최악의 실적 위기에 직면한 국내 정유업계가 정부에 추가지원 대책을 호소하고 나섰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2일 오후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국내 정유 4사 대표와 ‘정유업계 간담회’를 열어 정유업계의 위기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 방향을 모색했다.

정부 정유업계 간담회 열어
업계 “유동성 해결 제일 시급”
원유수입관세 한시적 폐지 요청
개별소비세 등 탄력세율 적용

간담회에는 SK에너지 조경목 사장, GS칼텍스 허세홍 사장, 현대오일뱅크 강달호 사장, 에쓰오일(S-OIL) 류열 사장 등 국내 주요 4개 정유업체 대표와 김효석 대한석유협회장, 한국석유공사 양수영 사장, 에너지경제연구원 조용성 원장이 참석했다.

그동안 정부는 석유수입·판매부과금과 관세 납부유예, 석유공사 여유 비축시설 임대, 전략비축유 조기·추가 구매 등 정유업계 지원정책을 발표해 추진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석유공사 비축시설 대여료 한시 인하 △석유관리원 품질검사 수수료 2∼3개월 납부 유예를 추가 시행하기로 했다. 대규모 석유저장시설의 개방검사를 유예하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 국세청은 SK에너지·SK인천석유화학·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5개 정유사의 4월분 세금(교통·에너지·환경세 등) 1조 3745억 원에 대해 납부 기한을 3개월 유예한다고 이날 밝혔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정유업계도 가동률 축소, 경비 절감 등을 통해 자구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세계 석유 수요가 급감해 수출 비중이 큰 국내 정유업계는 당분간 어려움이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정부가 지속해서 지원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효석 대한석유협회장은 “올해 1분기 (정유 4사가)3조 원 이상 적자 날 정도로 업계 상황이 최악이다. 유동성 해결이 제일 시급한 문제”라며 근본적으로 감세를 비롯한 세제 지원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정유업계는 세율 3%인 원유수입 관세를 한시적으로 폐지 혹은 축소할 것과 함께 석유수입부과금은 유예가 아닌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개별소비세나 부가가치세 등도 감면 혹은 탄력세율 적용 등의 세제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성 장관은 “최근 정유업계가 처한 위기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정유업계의 위기 극복과 경쟁력 유지를 위해 앞으로도 적극 지원하겠다”며 “조치 가능한 지원 수단을 계속 발굴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코로나19 타격으로 석유 수요가 감소하고 국제유가가 급락하자 국내 증시에서 정유업체들의 실적 전망치가 하락하고 주가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 최대 정유업체인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7326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쓰오일 역시 1분기 4774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할 것으로 증권사들은 전망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석유 수요 감소와 국제 유가 급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 등으로 올해 1분기 국내 정유 4사의 영업손실 규모가 최대 3조 6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올해 국제유가를 배럴당 38달러 수준으로 예측하면서 국내외 석유산업이 2분기까지는 힘든 경영여건이 이어지고 하반기부터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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