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부산의 도약, 국립공원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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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현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

부산광역시에 국립공원이 지정될 수 있는 행정절차가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부산에 국립공원이 있어야 한다는 여론은 오래전부터 있어 왔으나 별다른 진척이 없던 터에 부산연구원에서 2014년에 금정산국립공원의 타당성을 살펴보았고 긍정적인 결론에 이르렀다.

이후 부산시에서는 2017-18년에 걸쳐 본격적인 타당성 연구를 진행하였는데 국립공원 지정에 손색없다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국립공원 지정을 위한 공은 이제 환경부로 넘어간 상태이고, 환경부 차원에서 국립공원 지정이 타당한 지에 대한 절차를 밟고 있다.

부산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우리나라 제2의 도시이자 대표 해양도시이다. 그런데 부산시민이 국립공원에 가기 위해서는 멀리 지리산, 가야산, 한려해상까지 가야 한다.

그동안 부산시 주변에 훌륭한 자연생태를 가진 곳이 없어서 그랬을 것으로 생각하였다. 그런데, 최근 금정산을 중심으로 한 타당성 조사에서 기존 국립공원 지역과 비교하여 금정산 지역이 문화경관은 1위, 위치 및 이용편의 측면은 4위, 자연생태와 자연경관은 각각 13, 15위로 충분한 가치가 있음이 증명되었다.

너무 가까이 있어서 그 가치를 몰랐는데 새삼 중요성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국립공원은 전 세계적인 보호지역의 한 유형으로 1872년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이 최초이다.

우리나라는 1967년 지리산이 우리나라 최초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현재는 22개 국립공원이 지정되어 있다. 부산지역에 국립공원이 지정되면 국내 23번째 국립공원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부산지역에 국립공원이 지정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첫째, 부산 시민이 최고의 보호지역을 가깝게 향유할 수 있다. 부산에 국립공원이 있다는 것은 자연생태의 청정성을 직유하는 것이며, 부산은 해양도시를 넘어서는 새로운 도시 이미지로 국립공원 브랜드를 갖게 되는 것이다. 이는 환경, 문화, 관광, 경제, 지역사회 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며 이는 기존 사례에서 확인되고 있다.

둘째, 국립공원의 지정은 지역의 환경은 물론 세계 환경에 기여한다. 최근 전 지구적으로 환경훼손과 그에 따른 급속한 기후변화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국제사회에서는 인류의 영속적 삶의 영위를 위한 가이드라인으로 생물다양성협약(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을 통해 전 세계 육지면적의 17%를 2020년까지 보호지역으로 지정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에 동참하고 있는데, 부산지역의 국립공원 지정은 세계 환경보호에 기여하는 것이다.

국립공원은 단순히 자연생태계와 경관만을 보전하는 공간은 아니다. 보호지역 자체는 직접적으로 인류의 영속을 담보하며, 간접적으로는 생태계서비스를 통해서 삶의 가치에 기여하고 있다.

다만, 부산이라는 지정학적 측면을 살리기 위해 기존의 다른 지역에 많은 산악형 국립공원을 너머 도시형이며 산, 강, 바다가 포함되는 새로운 유형 즉, 복합유형의 국립공원이 탄생하면 이는 우리나라 국립공원의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다.

부산이 국립공원을 가지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많은 난관을 넘어야 한다. 국립공원 지정의 가장 큰 걸림돌은 사유지이다. 금정산만 보아도 예상되는 국립공원 경계 내에 사유지가 84%에 달한다. 이런 지역은 동시에 개발제한구역이기도 하여 부산시의 적극적인 노력과 토지소유자의 사회적 공헌이 요구된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부산시민의 국립공원에 대한 강력한 지지여론이다. 부산은 상당한 잠재력이 내재되어 있는 도시이다. 그 잠재력을 발현시켜 해양도시, 환경도시로 도약하는 부산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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