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입장권 18만 장 공무원에 떠넘긴 함양군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경기 불황에다 코로나19사태까지 겹쳐 당장 생계 해결이 급한데, 함양산삼항노화엑스포 입장권까지 억지로 사야 해 죽을 맛입니다.” 최근 경남 함양군 상인들의 푸념이다. 여기에 입장권을 판매하는 함양군 공무원들의 고충도 별 다르지 않다.

함양산삼항노화엑스포 동참 명목
전 공무원 1인당 287장 할당
상인·기업에 손 벌려 볼멘소리

함양군은 2020 함양산삼항노화엑스포를 오는 9월 25일부터 10월 25일까지 31일간 천년의 숲 함양 상림 숲 일원에서 개최할 예정이라고 22일 밝혔다. 이번 엑스포 성공에 사활을 걸고 있는 함양군은 이를 위해 엑스포 입장권 18만 장을 함양군 전 공무원들에게 1인 287장씩 할당해 판매를 독려했다. 함양군은 “전 직원이 성공적인 엑스포 만들기에 동참하자는 의미”라고 밝혔다.

하지만 공무원들의 입장권 판매가 지역 상가와 중소기업으로 몰리면서 상인들과 기업들의 부담이 커졌다. 상인 A(60) 씨는 코로나19 등 경제가 말이 아닌데 공무원들이 와서 입장권을 판매하면 어쩔 수 없이 구매한다”면서 “갑질까지는 아니더라도 아는 안면에 안 살 수도 없고…”라며 말을 흐렸다.

특히 구매 요청이 줄을 잇는 특정 상가와 중소기업들의 불만은 높다. 중소기업인 B(56) 씨는 “함양군청의 한 과에 입장권을 사 주면 다른 과에서 또 구매하라고 온다”면서 “함양군에서 사업을 하면서 큰 행사에 동참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러한 행태는 강매와 다를 바 없다”고 비난했다.

게다가 입장권을 판매하는 공무원들의 불만도 만만치 않다. 공무원 C(6급) 씨는 “개인들에게 판매하기엔 할당된 입장권이 많아 민망하지만 알고 지내는 상가나 기업에 갈 수밖에 없다”고 푸념했다.

입장권 판매와 관련해 지역 내 비난 여론이 확산되자 서춘수 함양군수는 특정 상가나 기업 쏠림에는 일단 제동을 걸었다. 서 군수는 최근 확대간부회의에서 “한 과가 판매했다면 다른 과는 판매처에 가지 말라”면서 “타 지역으로 판로를 개척하는 데 더 힘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류영신 기자 ysryu@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