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장 보궐선거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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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 성추행 사퇴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전격 사퇴하면서 내년에 치러질 부산시장 보궐선거도 빠르게 예열되고 있다. 위부터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의원, 변성완 부산시 행정부시장, 미래통합당 이진복 의원, 박민식 전 의원. 부산일보DB

‘4·15 총선’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사퇴로 국내 제2 도시의 맹주 자리가 비면서 차기 부산시장 경쟁도 빠르게 시작되는 분위기다. 이번 총선으로 여야 모두에서 재선급 이상 낙선자와 불출마자가 다수 나와 후보군이 상당히 넓어진 만큼 내년 4월로 예정된 차기 부산시장 보궐선거까지 치열한 경쟁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4월 7일 보궐선거 예정
민주·통합 후보군 넓어진 상태
민주 김영춘·총선 당선 의원 거명
시장 권한대행 변성완 부시장도
통합선 이진복 의원·박민식 전 의원
이헌승·김도읍·하태경도 후보군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영춘 의원과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최인호·전재수·박재호 의원 등이 거론된다.

이 중 이번 총선에서 4선 고지 등정에 실패한 김영춘 의원이 유력한 차기 부산시장 후보로 꼽힌다. 당에서는 그를 대권 주자로까지 거론하고 있지만 이번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김 의원에게는 부산시장이 새 정치 활로를 뚫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김 의원은 2018년 지방선거 때도 부산시장 출마를 고심하다 포기한 바 있다. 그동안 정치 경력이나 행정 경험으로 볼 때 경쟁력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는 서울 광진갑에서 두 차례 국회의원을 지낸 후 부산으로 내려와 19대 총선에서 실패한 후 20대 때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내며 중앙 정부 행정을 익히며 역량은 더 커졌다는 평가다. 김 의원은 “아직 선거가 끝난 지 얼마 안 돼 충격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부산시장을 비롯해 향후 정치적 행보를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국회 재입성에 성공한 최인호·전재수·박재호 의원 등 재선 그룹도 부산시장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주변에 부산시장에 상당한 관심을 표명해 왔는데 이번에 재선급으로 몸집을 키운 만큼 도전 가능성도 더 커진 셈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로 부산 민주당 의원이 3명으로 줄어들며 중앙 무대에서의 역할 요구가 더 커진 만큼 의원직을 포기하고 시장에 나선다면 당 안팎의 반발이 뒤따를 수 있다. 오 전 시장의 갑작스러운 사퇴로 선거가 1년 이상 앞당겨졌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부산시장 권한대행을 맡은 변성완 부산시 행정부시장도 범민주당 후보군으로 떠올랐다. 계속 공직 생활을 해 온 변 부시장은 정치 무대에 나선 적은 없지만 부인이 민주당 다선 서울시의원 출신으로 민주당과 인연도 있다. 내년 4월 초로 예정된 부산시장 보궐선거까지 1년간 그가 부산 시정을 어떻게 이끄느냐에 따라 후보군에 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통합당 쪽이 재선급 낙선자나 불출마자가 훨씬 많다는 점에서 경쟁이 더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선에서 부산의 보수 지지 성향이 확인된 데다 오 전 시장이 민주당 소속이었다는 점에서 통합당 지지가 더 강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통합당 후보로는 3선 이진복 의원을 비롯해 재선급에는 과거 부산시장 선거에 나섰던 박민식 전 의원 등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 의원이 통합당 내 정치적 영향력이 높다는 점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그가 비록 이번 총선에 불출마했지만 선거 때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을 정도로 신임이 높다. 이 의원은 동래구청장을 거치며 지방 행정 경험도 갖추고 있다. 통합당의 한 인사는 “통합당 당내 경쟁이 더 치열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의원은 계파를 넘어 당내 중진들과 두루 친하고 정적이 없다는 점이 강력한 무기”라고 평가했다.

박 전 의원의 경우 두 차례 부산시장 선거에 뛰어들어 경쟁을 펼칠 만큼 부산시장에 꿈이 있는 인물이다. 그러나 두 차례 모두 실패했고 이번 총선에서도 패배했다는 점이 부담이다.

당선인 가운데에서는 3선 고지에 올라선 이헌승·장제원·김도읍·하태경 의원 등이 자천타천으로 시장 후보군으로 꼽혀 왔으나 통합당 현역 의원 수가 급격히 쪼그라든 상황을 고려하면 출마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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