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축구 더비는 아르헨티나 ‘엘 수페르클라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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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매체 기브미스포츠 50위 선정

아르헨티나 보카 주니어스와 리버 플레이트 간 맞대결 ‘엘 수페르클라시코’가 세계 최고의 축구 더비 1위에 올랐다. 지난해 10월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준결승에서 보카 주니어스를 물리치고 결승에 오른 리버 플레이트 선수들이 환호하는 모습. AP연합뉴스

세계 최고의 라이벌전이라고 하면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와 FC바르셀로나가 펼치는 ‘엘 클라시코’가 떠오른다. 하지만 이를 누르고 세계 최고의 라이벌전으로 등극한 게 있다. 바로 아르헨티나 프로축구 보카 주니어스와 리버 플레이트의 라이벌전인 ‘엘 수페르클라시코’이다.

영국 매체 기브미스포츠는 최근 ‘세계 최고의 축구 더비 50위’를 선정해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엘 수페르클라시코’가 ‘엘 클라시코’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선정 이유는 기량보다는 두 팀 간의 열기와 치열함을 기준으로 삼은 측면이 강하다.

보카 주니어스-리버 플레이트전
100년 넘는 역사, 광적인 응원
1968년 74명 압사 참극 일어나

레알-FC바르셀로나전 2위 올라
토트넘-아스널 라이벌전 20위
K리그 FC서울-수원 43위 랭크


엘 수페르클라시코의 역사는 100년이 넘는다. 보카 주니어스는 1901년, 리버 플레이트는 1905년 각각 창단됐다.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연고지로 한 두 팀은 팬층이 확연히 구분된다. 항구 주변인 보카 지역에 자리 잡은 보카 주니어스는 전통적으로 노동자 계층이 팬을 형성하고 있고, 누녜스 지역에 위치한 리버 플레이트는 중산층 이상 부유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다.

양 팀 간 더비전이 열리는 날이면 팬들의 응원은 거의 광적이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채 불꽃을 터트리고, 꽃가루와 휴지 폭탄을 날리는 퍼포먼스를 펼치며 분위기를 달군다.

이에 더해 양 팀 서포터스들은 서로를 경멸하는 노래를 부르고 상대를 조롱하곤 한다. 보카 주니어스 서포터스들은 리버 플레이트 서포터스들을 겁쟁이란 의미로 ‘닭들(gallinas)’이라고 부르고, 반대로 리버 플레이트 측에선 보카 주니어스 팬들을 ‘돼지들(Los puercos)’이라고 외친다.

아르헨티나 축구 팬의 73%가 두 팀의 팬으로 알려진 가운데, 엘 수페르클라시코의 평균 시청률은 40%에 육박할 정도라고 한다. 폭력으로 인한 유혈 사태도 자주 발생해 매 경기 경비 인원만 2000명 이상이 배치된다. 1968년엔 ‘푸에르타 도세(Puerta 12)의 참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리버 플레이트 홈구장인 엘 모누멘탈에서 경기 후 관중들이 12번 게이트로 우르르 몰리면서 74명이 압사당하고 150명이 다치는 끔찍한 사고가 발생한 것.

2018년엔 두 팀이 역사상 처음으로 리베르타도레스(남미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맞대결을 펼쳤는데, 리버 플레이트 홈에서 열릴 2차전 직전 보카 주니어스 선수단 버스가 습격을 받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 때문에 2차전은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인 스페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리기도 했다.

세계 최고 더비 2위 엘 클라시코에 이어 스코틀랜드 셀틱FC와 레인저스FC 간의 ‘올드펌 더비’가 3위에 올랐다. 글래스고를 연고로 하는 두 팀의 라이벌전은 종교적 갈등이 배경이 됐다. 셀틱 팬은 가톨릭 신자들이 많고, 레인저스엔 개신교 신자 팬들이 대부분이라 한때 두 팀 경기는 종교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였다.

이 밖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간 ‘노스웨스트 더비’가 7위, 손흥민이 뛰고 있는 토트넘 홋스퍼와 아스널의 ‘북런던 더비’가 20위에 선정됐다. K리그의 FC서울과 수원 블루윙스가 벌이는 ‘슈퍼매치’는 43위에 뽑혔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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