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경매 뛰어들면 낭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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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일용 부산경매전문학원 원장

최근 부산 연제구 거제1동 부산지법 근처 한 사무실에 들어서자 강사의 낭랑한 목소리가 기자를 반긴다. 이날 개강한 부동산 경매 기초반 과정(5일간 진행) 수업이 한창이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부산경매전문학원 노일용(44) 원장. 오전 10시 30분에 시작한 수업은 정확히 낮 12시 26분에 박수소리와 함께 끝났다. 학생들이 나가고 맨 마지막에 그가 나왔다.

“공부 안 하고 접근했다간 백전백패
부동산 권리 등 꼼꼼하게 확인해야”


“하루에 오전, 오후로 나눠 강의가 진행되는데 다 합치면 수강생이 50명 정도입니다. 직장인, 주부, 퇴직 전후의 50~60대 등 다양한 분들이 옵니다. 점점 젊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현재 가장 젊은 분이 23세이세요.” 젊은 사람들까지 왜 경매를 공부할까. “요즘 월급만으로는 생활하기 힘들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저렴하게 내 집을 마련할 기회로 경매를 공부하는 것 같습니다.”

노 원장이 이 학원을 운영한 것은 2017년 1월부터다. 기존 것을 인수했다고 한다. “처음 문을 연 것이 10년 전쯤인데, 그동안 1만 명 남짓 수료를 했습니다. 현재 부산에는 경매 전문 학원이 4곳 있는데, 역사로 치면 저희가 가장 오래됐어요.”

그가 부동산과 인연을 맺은 것은 대학 4학년(부경대 건축과)이던 2002년. “어느 날 매형이 부동산 관련 일을 하든, 안 하든 부동산을 아는 게 필요하다고 해서 공인중개사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건축 자격증 준비하던 친구들이 타박을 하곤 했지요. 지금은 그 친구들이 부동산 공부합니다.” 그해 공인중개사 자격을 땄고, 이듬해 졸업 후 부동산개발 회사에 취직하면서 본격적으로 일을 했다.

최근 들어 경제상황이 어려워 낙찰율과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떨어진다. 경매 시장에 매물이 늘어났다는 뜻이다. “부산진구나 사상구의 주요 집합상가들이 장사가 잘 안 돼 매물로 많이 나옵니다. 유동인구가 많은 수영구와 동래구는 낙찰가율이 높은 편이고요.” 그는 향후 부동산 시장에 대해 “저금리 시대라고 해도 당분간 상승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 학원에서 운영하는 경매 과정은 크게 3가지다. 기초반, 전문가반, 실전투자반이다. 학원 말고도 팟캐스트, 지상파 방송, 대학, 백화점 문화센터, 중개사협회 등에서도 강의를 한다. 노 원장은 무작정 경매에 뛰어드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부동산 경매를 생각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법률적 하자, 세입자 보증금, 권리 등에 대한 분석입니다. 대항력이 있는 임차인이 있는지, 유치권이나 법정지상권은 있는지 꼼꼼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노 원장은 2015년 5월 부산경실련으로부터 10년 회원패를 받았다. “경매는 단순히 재테크 목적뿐만 아니라 내 재산을 지키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계약을 잘못해 내 재산을 날릴 수도 있는 만큼 공부가 필요합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이 학원에서는 경매로 피해를 본 사람의 경우 수강료를 받지 않는다. 그는 개인적 목적으로는 경매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수강생들과 교육을 겸해 실전으로 하는 경매만 합니다. 좋은 물건이 있어도 수강생들에게 양보를 하지요. 경매를 공부함으로써 자기 인생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김마선 기자 m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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