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김원중, 150km 직구·스플리터 ‘3구 삼진’ 뒷문 잠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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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 뒷문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부동의 마무리 투수 손승락이 갑자기 은퇴하면서 팬들의 우려가 커졌다.

그러나 롯데는 계획이 다 있었다. 김원중을 마무리로 점찍어 둔 것이다. 김원중의 직구와 커브, 포크볼 구위라면 손승락을 능가하는 마무리로 성장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지난 시즌 11경기 불펜 등판
평균자책점 2.45 성적 기록
2500RPM ‘살아 있는 직구’
“마운드서 공격적인 승부를”

김원중은 지난 시즌부터 마무리 자질을 선보였다. 선발로 나섰을 때보다 불펜에서 더 큰 위력을 발휘한 것이다. 시즌 후반부터 11경기에서 불펜으로 나서 평균자책점 2.45라는 수준급 성적을 올렸다.

김원중이 마무리로 성공할 것이라는 예측에는 상당한 근거가 있다. 우선 마무리 투수가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강력한 직구를 가졌다.

김원중의 직구는 시속 150km 안팎이다. KBO리그에서는 손꼽히는 강속구다. 김원중의 직구는 구속만 빠른 것이 아니다. 회전량이 엄청나다. 투수에게 공의 스피드 못지않게 RPM(Revolution per minute·분당 회전수)이 중요하다.

김원중의 직구 회전량은 2500RPM을 넘고 있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포심 패스트볼 평균 RPM이 2264회 정도니, 회전량만 본다면 빅리그에서도 상위권 구위를 가진 셈이다.

김원중의 직구는 회전량이 많다 보니 볼 끝이 살아있다. 그만큼 치기 어렵고 구위가 강력할 수밖에 없다.

회전수가 많을수록 공의 움직임이 좋아져 피안타율은 떨어지고 헛스윙률은 높아진다. 메이저리그에서 2300RPM 이상인 공은 피안타율 0.253, 헛스윙률 21.6% 정도지만, 2600RPM 이상인 공은 피안타율 0.213, 헛스윙률이 27.5%까지 바뀐다.

강력한 직구에 더해 ‘위닝 샷’으로 사용하는 스플리터도 날카로워졌다. 191cm의 장신인 김원중이 높은 투구 점에서 던지는 스플리터는 떨어지는 각도가 훨씬 커 위력을 배가시킨다. 그는 스프링캠프 내내 스플리터를 가다듬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귀국한 김원중은 자체 평가전에서 마무리로 8이닝을 던졌다. 30명의 타자를 맞아 안타 3개, 사구 1개를 내주고 1실점 했다. 평균 자책점이 1.13으로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그러나 여전히 불안한 제구와 멘탈이 단점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마무리 보직은 김원중에게 새로운 도전이다. 그것도 손승락을 대신해야 해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데뷔 이후 줄곧 선발투수로 경력을 쌓아 온 그에게 어려운 미션임이 분명하다.

김원중은 담담하다. 그는 “마운드에 올라가 던지는 건 똑같고, 타자를 잡아서 이기는 것도 똑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구위를 십분 살리고 불안한 제구력을 보완하기 위해 ‘3구 삼진’을 키워드로 삼고 있다. 김원중은 “매 타자를 3구 삼진으로 잡겠다는 생각이 제구력 보완의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마운드에선 결국 공격적인 승부가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

사진=정대현 기자 j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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