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 멘토 송승준 “산전수전 경험 투수들에게 전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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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의 최고참 송승준은 올 시즌 젊은 선수들의 멘토 역할을 수행하며 그들의 성장을 도울 예정이다. 연합뉴스

송승준은 롯데 자이언츠의 살아있는 레전드다. 긴 세월 한 팀에서 뛰면서 아무나 넘보기 힘든 기록들을 세웠다.

미국에서 돌아온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13년간 316경기에 등판해 107승 83패 1홀드, 평균자책점 4.46을 기록했다. 윤학길(117승)에 이어 롯데 프랜차이즈 최다승 2위 기록이다.

롯데 살아 있는 불혹의 레전드
연봉 백지위임, 5000만 원 계약
올 시즌 불펜 시작 추격조 역할
“후배들과 야구하는 자체가 기쁨”
노경은 “팀 분위기 조성 큰 역할”


그러나 불혹을 맞은 송승준도 세월을 거스를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그는 앞선 두 시즌 부상과 부진을 반복했다. 지난해엔 1군에서 승리 없이 시즌을 마치기도 했다. 2007년 KBO리그 데뷔 후 승리를 챙기지 못한 것은 처음이다.

송승준은 햄스트링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투구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예전의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부상 회복도 더뎠다.

그 결과 송승준에게 2020시즌은 과거 영광과 거리가 멀다. 그는 스토브리그에서 연봉을 구단에 백지위임, 지난해(4억 원)보다 87.5% 삭감된 연봉 5000만 원을 제시받았다. 그래도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야구가 하고 싶은지, 돈을 벌고 싶은지’를 자신에게 묻자 금방 답이 나왔다고 한다.

그는 계약 후 “야구를 계속할 수 있어 다행이다. 후배들과 함께 유니폼 입고 부대끼면서 야구하는 자체가 가장 큰 기쁨이다”고 말했다.

현재 송승준의 구속과 구위는 전성기 시절에 미치지 못한다. 본인도 안다. 여러 면에서 1군 경쟁력을 담보하기 쉽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올해 불펜에서 시즌을 시작한다. 마무리 투수나 필승조처럼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자리도 아니다. 승부처에 등판하는 주요 역할은 후배들이 맡고, 송승준은 추격조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롯데는 산전수전 다 겪은 이 베테랑에게 기대하는 것이 있다. 송승준은 자타공인 롯데 투수들의 ‘멘토’다.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에게 조언하고 리더십을 발휘한다. 그동안 수많은 베테랑 투수들이 롯데 유니폼을 입었지만, 송승준처럼 선수단 안팎에서 꾸준히 지지를 받아온 투수는 드물었다.

노경은은 “롯데의 끈끈한 팀 분위기는 송승준의 배려와 헌신이 큰 역할을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송승준 역시 팀을 우선순위에 두고 움직이고 있다. 그는 “선발이든 불펜이든 상관없다. 나보다 후배들이 잘했을 때가 더 기분 좋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김원중, 박진형, 박세웅, 윤성빈을 각별히 챙기며 반등을 돕고 있다. 이들의 성적이 곧 팀 성적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송승준은 “이들 네 명이 올해 1군에서 잘해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다만 성빈이가 제구 문제로 의기소침한 모습을 보인다”고 염려했다.

팀 내 최고참 송승준의 헌신이 투수조의 능력을 업그레이드 시켜 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을지 기대되는 한 해다.

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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