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기자와 설전 트럼프 “중국에 물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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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의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케일리 매커내니(왼쪽) 백악관 대변인이 회견을 진행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쪽을 지켜보고 있다. 이날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 등 회견에 참석한 당국자들 대부분이 마스크를 쓰고 나타났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기자회견 중 중국 출신 기자와 설전을 벌이다 갑작스럽게 회견을 끝내 버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미 CBS방송의 웨이자 장 기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왜 미국의 검사 역량을 그토록 강조하는지 질문했다.

검사 역량 강조 이유 묻자 ‘버럭’
기자회견 일방적으로 끝내 버려
트럼프 발언 태도에 거센 비난
백악관은 뒤늦게 ‘마스크 물결’
트럼프 뺀 모든 참석자들 착용


장 기자는 “그게 왜 중요한 것이냐. 매일 미국인이 죽어가는데 왜 이걸 국제적 경쟁으로 보는 것이냐”라고 물었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고 답한 뒤 “아마도 그건 중국에 물어봐야 할 질문일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나한테 묻지 마라. 중국에 물어봐라”며 신경질적인 답변을 이어갔고, 장 기자는 “왜 내게 콕 집어 말을 하느냐”고 반문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인종 때문에 그런 질문을 한 것이라고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그는 중국 샤먼시에서 태어나 2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왔으며, 2015년부터 CBS에서 근무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누군가를 콕 집어 말하는 게 아니다. 그런 못된 질문을 하는 누구에게도 나는 이렇게 말한다”고 응수했고, 장 기자가 “고약한 질문이 아니다. 왜 그게 중요한가”라며 재차 질문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답을 거부하고 다른 질문자를 지목했다. 이어서 CNN기자가 질문을 이어가려 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회견을 중단하고 떠나 버렸다. CNN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비호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매체다.

이날 회견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발언 태도와 관련해 거센 비난을 받았다. 트위터에는 ‘웨이자 장과 함께 하라’는 해시태그가 급증하기도 했다.

또한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장에서는 대통령을 제외한 모든 참석자가 마스크를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대변인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백악관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드디어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도 마스크를 쓰기 시작한 것이다.

취재진도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에서는 마스크를 찾아볼 수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자화자찬하면서 “시민들과 우리의 공격적 전략의 용기 덕분에 수십만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면서 “우리는 승리했다”고 말했다.

미 언론들은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가 8만 명을 넘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를 선언했다고 지적했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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