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아이파크, 최악 대진운을 기회로… 시즌 성적표 5월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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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복귀 부산아이파크

경기 수 축소로 리그 초반 성적이 중요해졌다. 지난 10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개막전. 연합뉴스

프로축구 K리그1이 드디어 개막 팡파르를 울렸다.

당초 2월 28일 개막 예정이던 ‘하나원큐 K리그1 2020’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무기한 연기됐다가 지난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와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팀 수원 삼성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7개월의 대장정에 들어갔다. 비록 0-2로 패했지만 부산아이파크도 10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포항 스틸러스와 5년 만의 K리그1 복귀전을 치렀다.

38라운드서 27라운드로 축소
홈 경기 많은 상위 팀 절대 유리
초반 전북 등 강팀 맞붙어 부담
5월 고비 잘 넘기면 순항할 수도

개막일이 두 달 넘게 늦춰지면서 올 시즌 리그 운영에 변수가 발생했다. 우선 경기 수가 기존 38라운드 체제에서 27라운드로 축소됐다. 12개 팀이 22경기를 치른 뒤 상위 6개 팀과 하위 6개 팀으로 나뉘어 우승팀과 강등 팀을 결정하는 ‘파이널 A·B’로 팀당 5경기씩 더 갖는다. 예년의 38라운드(33라운드+스플릿 5라운드)보다 11경기가 줄었다.

또 홀수 라운드로 치러지기 때문에 홈·어웨이 배분에 불균형이 일어났다. 상위권 팀은 홈 경기를 한 경기 더 치르지만, 나머지 팀은 원정 경기를 더해야 하는 손해를 보게 된다. 분기점은 22라운드까지의 성적순이다. 파이널 A의 상위권 3팀과 파이널 B의 상위권 3팀이 홈 경기는 3번, 원정 경기는 2번 치르는 것이다. 파이널 A·B의 하위권 팀은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라운드를 끝낼 때마다 순위가 요동치는 파이널 라운드는 ‘승점 6점짜리 경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매 라운드가 중요하다. 우승과 강등 여부,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달린 파이널 라운드에서 한 경기를 홈에서 더 치른다는 것은 큰 이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경기 수가 줄어든 데다 홈 경기 이점이 달린 터라 올 시즌 K리그는 어느 해보다 초반 승부가 중요해졌다. 경기 수가 30%가량 줄면서 시즌 초반 승점을 쌓지 못하면 그만큼 만회할 기회도 줄어든다. 초반에 기세를 올리는 팀이 마지막에 웃을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그런 점에서 부산이 받아든 대진표는 가장 불운하다. 개막일이 미뤄지고 경기 수 축소로 인해 재조정된 초반 일정은 12개 팀 중 최악이다. 10일 개막전에서 지난 시즌 4위 포항과 맞붙은 데 이어 16일 홈 개막전에선 디펜딩 챔피언 전북과 대결한다. 24일엔 울산 현대, 30일엔 수원 삼성과의 일전이 기다린다. 리그 통산 최다 득점자(224골) 이동국이 이끄는 전북은 K리그 최초로 4연패에 도전하는 최강 팀이고, 울산은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아깝게 우승을 놓친 2위 팀이다.

초반 한 달 강팀들과 숨 돌릴 틈 없는 연전이다.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조덕제 감독의 말대로 이동준, 이정협, 호물로, 강민수, 도스톤벡 등으로 짜인 부산의 스쿼드도 결코 이들 팀에 뒤지지 않는다. 5월 고비를 잘 넘기면 나머지 경기는 순항할 수 있다. 최소 파이널 B의 상위권에 드는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서라도 초반 분위기를 잡을 필요가 있다.

경기 수가 줄어든 만큼 이미 개막전부터 불꽃 튀는 승부가 시작됐다. 부산은 어느 팀보다 전력을 집중해야 할 상황이다. 비록 포항전 첫 경기는 실패했지만, 홈 개막전은 반드시 잡는다는 각오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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