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게 특히 가혹한 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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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부산 여성들이 일자리와 돌봄에서 큰 위기를 겪고 있고, 이에 맞춤한 정책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부산여성가족개발원은 18일 ‘코로나19 경험을 통한 여성가족 분야 대응전략’ 보고서를 발표했다. 각 분야 연구자가 참여한 TF는 여성일자리·일생활 균형, 가족, 출산친화, 보육·돌봄, 아동, 청소년 등 6개 분야별로 코로나19로 인한 위협을 분석하고 부산시의 정책 과제를 제시했다.

부산여가원 ‘대응전략’ 보고서
“20대 女 취업자 감소폭 최고
보육·돌봄 가족문제도 뒤따라
새 정책 마련 기회로 삼아야”

보고서에 따르면 일자리 분야에서는 경기 침체에 따른 실업이 여성에 집중되는 경향이 뚜렷했다. 올 3월 전국 취업자 수는 전년과 비교해 여성은 11만 5000명, 남성은 8만 1000명 감소했다. 특히 20대 여성 취업자는 12만 1000명 감소했는데 연령과 성별을 통틀어 가장 감소폭이 컸다. 접객 업무나 아르바이트처럼 고용이 불안정한 업종이 가장 먼저 실직에 내몰렸기 때문이다.

콘택트(컨택)센터(콜센터)나 사회복지 돌봄 분야처럼 감염병에 취약한 직종도 대부분 여성의 몫이었다. 서울 구로콜센터에서는 한 층 종사자의 43.5%인 94명이 감염됐지만, 콜센터 상담원 설문조사에서 절반은 재택근무 같은 정부지침이 실효성이 없다고 답했다.

가정폭력이나 아동 학대 같은 가족 갈등에 대한 대처도 어려워졌다. 여성긴급전화1366 부산센터가 코로나19로 긴급피난처 제공이나 대면상담을 중단하면서 올 2~3월 상담 건수는 전년도에 비해 30% 가까이 감소했다. 경찰청 가정폭력 신고 건수도 오히려 약 5% 줄었다.

보고서는 가정폭력 신고가 급증한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한국의 신고 건수가 감소한 것은 가해자와 함께 있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신고가 어렵거나, 위기 상황에서 가족 갈등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위험 신호로 봐야 한다고 해석했다.

돌봄 분야의 대혼란도 지적됐다. 특히 부산 영유아 가정의 81%가 어린이집·유치원 같은 기관 돌봄, 부산 초등학생의 6.8%가 학교돌봄, 3.1%가 마을돌봄을 이용하는 상황에서 돌봄 공백은 컸다. 육아정책연구소에 따르면 맞벌이 가구의 절반(49.4%)이 돌봄 공백을 겪었다.

보고서는 이와 같은 위협을 새로운 정책을 확장하고 변화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성 취업 구조 개선과 컨택센터 등의 근무 환경 개선, 의료인이나 돌봄 등 코로나19 위기관리 노동자의 자녀에 대한 우선 지원 정책 마련 등이 제시됐다. 최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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