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전~마산선 지반 침하로 낙동강 하굿둑 3차 개방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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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8일 부산 사상구 삼락생태공원 내부 부전~마산 복선 전철 공사장에서 지반침하가 발생했다. 이 여파로 지난 22일로 예정됐던 낙동강 하굿둑 개방 3차 실증실험이 6월로 연기됐다. 부산일보 DB

속보=부전~마산 구간 복선전철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지반 침하(busan.com 3월 27일 게재) 여파로 낙동강 하굿둑 3차 개방이 연기되는 예기치 못한 결과가 발생했다. 지반 침하로 염분이 섞인 지하수가 인근 강으로 유입돼, 이대로 3차 개방이 이뤄지면 낙동강 물을 농업용수로 쓰고 있는 농가에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24일 부산시와 강서구에 따르면 지난 22일부터 다음 달 19일까지로 예정됐던 ‘낙동강 하굿둑 수문운영 3차 실증실험’이 6월로 연기됐다. 3차 실증실험이 진행되는 구간 인근의 맥도강에 지반 침하 사고로 발생한 지하수가 배출됐고, 이로 인해 농민들이 농업용수로 끌어다 쓰고 있는 맥도강의 염분농도가 높아진 것이 이유이다. 강서구 관계자는 “4월부터 벼의 생육한계를 넘어서는 염분이 맥도강에서 측정됐다. 현재는 이 염분을 낮추기 위해 위쪽의 대저수문을 열어 염분을 희석시키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염분이 벼가 자랄 수 있는 정도로 내려가지 않은 상황에서 낙동강 하굿둑 개방을 강행할 경우 농민들의 추가 피해가 우려돼, 구청과 부산시가 하굿둑 개방을 연기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복선전철 공사 현장 침하 발생
염분 많은 지하수 맥도강 유입

개방 땐 농민 추가 피해 우려
‘수문운영 3차 실증실험’ 6월로

올 3월 SK건설이 시공 중인 부전~마산 구간 복선전철 공사 제2공구(낙동강~사상역) 현장에서 지반 침하가 발생했다. 낙동강 하부 터널과 연결된 횡갱 인근 구간에서 지반 침하가 발생했으며, 현재 횡갱 연결 부위로 토사가 밀려나오면서 지하수가 유입되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공사는 인근 도로에 해당 지하수를 방류했고, 이 물이 맥도강으로 자연히 흘러갔다.

강서구청에 따르면 지반 침하로 인한 지하수 유입으로 맥도강의 염분농도가 올라가 올 4월부터 인근 농민들에게 농업용수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 있다. 보건환경연구원과 한국농어촌공사는 한 시간마다 낙동강의 염분을 체크한다. 염분이 농업용수 사용 기준(0.3%)을 넘으면, 농업용수로 사용을 제한한다. 맥도강으로 지반 침하 현장에서 나온 지하수가 흘러들어 가 4월에는 기준 농도의 3배가 넘는 1%가 측정됐다. 현재도 0.7~1%의 염분이 측정되고 있다.

강서구 관계자는 “현재 농민 불만이 상당한 상태에서 낙동강의 수문을 개방하면 염분의 농도가 더 높아질 게 뻔하다”며 “일단 맥도강이 벼 생육이 가능한 염분농도를 찾을 때까지 대저수문을 열고 염분을 일정 정도로 떨어트리는 게 급선무라 판단해 부산시에 수문개방 일정 연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시공사인 SK건설 측에 따르면 통상 지하수는 염분이 적은데, 해당 공사는 지하 30m까지 파내는 공사라 인근의 바닷물이 섞인 지하수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SK건설은 지반 침하를 막기 위해 복구 공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현재 지하수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부산시, 환경부, 국토부 등 5개 기관으로 구성된 ‘낙동강 하굿둑 운영 실증 실험 기관 협의체(이하 협의체)’는 지난해 6월을 시작으로 32년 만에 낙동강 수문을 순차적으로 열고 있다. 지난해 9월 2차 실증실험에서 낙동강 하굿둑 좌안 8번 수문을 개방해 해수 120만t을 낙동강 안쪽으로 유입시켰다. 이때 염분침투를 우려한 한국농업경영인 강서구연합회 소속 농민 200여 명이 트랙터 30여 대를 동원해 한국수자원공사 부산권지사 앞에서 반대 집회를 열기도 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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