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재난 상황의 여행 산업 , 코로나19 극복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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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우 부산관광협회 자문위원 대구대 호텔관광학과 교수

대중관광 시대가 열린 이후, 코로나19는 전 세계 여행자와 사업자에게 가장 큰 위기를 몰고 왔다. 관광산업 종사자의 삶도 백척간두에 놓여 있다. 관광산업의존 비율이 높은 지역일수록 상황은 더 위급하다. 이 모든 원인은 단적으로 ‘여행객 부재’에 있다. 즉, 사람들이 여행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그렇다고 여행 욕구가 사라졌다고 볼 수는 없다. 코로나19의 위협으로부터 여행 수요가 억제된 것이다. 코로나19는 여행의 세계가 마주한 피할 수 없는 제약 요인이고, 요는 코로나19의 위험과 공포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여행 공급자나 관리자의 입장에서 보면,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의 금융 지원을 요구하거나, 잠재 고객에 대한 읍소전략을 쉽게 생각하게 된다. 그렇다고 정부나 고객이 관광 사업자의 읍소와 요구에 설득될 것이라고 기대하긴 어렵다. 코로나19의 위험도를 간과하거나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에 반하는 방법을 찾다가 감염자 확산의 역공을 맞이하게 된다면 말 그대로 지역 관광은 회생 불가능하게 된다.

감염병의 위기에 대한 관광산업 대응 방안은 지향점이 명확해야 한다. 현 상황에서 전략은 성장이 아니라 생존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코로나19 이후의 상황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코로나19가 가져올 여행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을 가늠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결국 관광 사업자의 입장에서는 위기를 잘 버티는 것, 그리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현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고, 이에 대처하기 위한 사업자나 협회의 ‘창의성’이 요구된다. 창의적 전략의 근거는 마땅히 여행 소비자의 수요 관리에서 찾아야 한다.

코로나19를 둘러싼 소비자의 입장을 고려해보자. 첫째, 일반적으로 여행 욕구는 매우 강렬하기 때문에,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강렬한 욕구를 제압하고 있던 제약요인이 약간의 틈을 허용하기만 해도 수요라는 날개를 달 것이다. 예컨대 코로나19의 전염력이 약화되었다는 오보가 뜬다면 여행수요는 하루아침에 부활될 것이다. 둘째, 제약요인의 특징을 간파하여 그것의 위험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면 수요는 금방 되살아날 것이다. 코로나19의 위험은 결국 안전 문제이기 때문에, 안전 문제만 해결한다면 여행 수요는 발현될 수 있다. 셋째, 유예된 수요를 흔쾌히 수용하여 여행욕구의 발현을 안전한 계절이 올 때까지 연기하는 방안도 있다. 예컨대 이번 봄 여행을 가을 여행으로 미루자는 것이 가능하다. 이 중에서 공급자가 접근 가능한 통로는 두 번째 ‘안전문제’와 세 번째 ‘지연전략’에 닿아있다.

특히 여행 안전과 관련하여, 여행소비자가 코로나19를 위험한 것으로 지각하는 요소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첫째, 여행하다가 감염에 노출되어 개인적인 건강이 위험해질 가능성, 둘째, 자신도 모르게 감염된 상태이거나 잠재적 감염자로서 여행 중에 다른 사람에게 전파할 위험, 셋째,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이 여행 절제 분위기에 반하여 여행할 경우 얻게 될 부정적인 사회적 평판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위험지각을 해소하기 위한 전략 모색은 곧 관광사업자나 협회의 몫이다.

결론은 자명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직시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우선 여행 관련업 사용자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정부의 금융지원정책은 경제 위기에서 절대 필요한 것이지만, 산업의 성패 결정에서는 임시방편에 불과할 것이다. 정부기관의 인센티브 지원에 매달리거나, 계절성 바가지요금으로 여행객을 우롱하는 시장의 행태는 더 이상 효율적이지 않을 것 같다. 반면, 창의성, 공동체의식, 원칙준수, 인내, 협업, 소비자 안전과 위생, 디지털 문명에 대한 적응 능력 등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위기는 역으로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 보통 사람들은 재난 상황을 그냥 마주하여 좌절하지만, 현명한 자는 돌파구를 찾아내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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