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외대 설립 38년 만에 선거인단 투표로 총장 뽑는다

이현정 기자 edu@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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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금정구에 위치한 부산외국어대 전경. 부산일보DB 부산 금정구에 위치한 부산외국어대 전경. 부산일보DB

부산외대가 학교 설립 38년 만에 학교 구성원들의 선거를 통해 총장을 선출한다. 이전까지는 학교 재단이 선임하는 방식이었지만 선임 과정도 불투명한 데다 총장 자질 문제까지 대두되면서 민주적 방식의 총장 선출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28일 부산외대에 따르면 제10대 총장 후보 공모 결과 27일 후보등록 마감일까지 모두 6명이 등록을 마쳤다. 6명은 김원(유럽지역통상학과), 김홍구(동남아창의융합학부), 손기섭(외교전공), 이재혁(러시아언어통상전공), 이정배(전자로봇공학과), 하병주(아랍지역학과) 교수다. 이 중 김홍구 교수는 현 교수협의회 의장이며, 이정배 교수는 현 부총장이다.

재단에서 선임하던 방식 탈피

교수·학생 등 42명이 선출

6명 후보 등록, 타 사립대 주목

후보 선출 과정은 먼저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총추위)가 31일까지 등록 후보자 서류검토를 마친 뒤 다음 달 1~5일 42명의 정책평가단을 구성한다.

정책평가단은 실질적으로 총장 후보를 뽑을 선거인단으로, 교수 30명, 교직원 5명, 학생 5명, 재단 2명으로 구성된다. 교직원 5명 중에는 노조위원장이 반드시 포함되며, 학생 5명 중에도 총학생회장이 포함된다. 나머지는 무작위 추첨을 통해 구성된다.

또 9일 정책평가단과 학교 전체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정책설명회가 개최된다. 다음 날인 10일 정책평가단이 최종 2~3명의 후보를 정하면 15일 재단이 이들 중 1명을 총장으로 최종 선임한다. 선거 과정에서 후보들은 선거운동을 따로 할 수 없으며, 개별적인 만남도 금지된다. 학교 측은 “선거가 혼탁해지는 것을 막고 오로지 정책과 비전, 연구업적으로 경쟁하게 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외대는 1982년 개교 이래 지난 2018년 제9대 총장까지 학교법인인 성지학원 재단이 총장을 선임해 왔다. 하지만 9대 총장 선거 선출 과정에서 재단이 구성원들의 요구를 묵살하고 총장을 기습적으로 선임하는가 하면, 이렇게 된 총장이 ‘줬다 뺏은 장학금’ 연루 의혹을 받고 중도하차해 비난이 거셌다. 이에 교수협의회와 노조 등은 민주적 총장 선거 절차를 도입할 것을 학교 재단 측에 끈질기게 요구해 왔다.

이번 부산외대 총장 선출 방식은 구성원 전체가 참여하는 직접선거 방식은 아니지만, ‘정책평가단 간선제’로 구성원들의 의견을 반영한 첫 민주적 선거라는 점에서 구성원들의 기대감이 높은 상태다. 다른 사립대에서도 선거 과정을 주목하고 있다. 부산외대 총장 선거는 당초 3월에 치러질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6월로 미뤄졌다. 새 총장 임기는 7월 1일부터 바로 시작된다. 이현정 기자 edu@


이현정 기자 edu@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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