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출신 전미도 “30년 만에 친구와 다시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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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단박에 사로잡은 ‘슬의생’ 채송화 역 전미도

전미도는 “마흔을 앞둔 내게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기적 같은 작품”이라고 말한다. 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 제공

‘부부의 세계’에서 열연한 한소희. JTBC캡처
배우 전미도(38)는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과의 만남을 ‘천운’이라고 했다. 인생의 모든 운을 쏟아부은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좋은 동료들과 호흡을 맞췄고, 시청자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종영을 하루 앞두고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전미도는 “마흔을 앞둔 내게 찾아온 기적 같은 작품”이라고 했다.

전미도는 극 중 99학번 의대 동기 5인방 중 홍일점인 ‘채송화’를 연기했다. 송화는 실력 좋은 신경외과 의사이자 배려심 넘치는 인물. 전미도는 자칫 비현실적으로 보일 수 있는 송화 캐릭터를 본인만의 색으로 ‘슬기롭게’ 그려 냈다.

그는 “나도 저런 여자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멋있는 역할이었다”며 “모든 게 완벽해 보이지만 ‘먹깨비’같이 음식에 집착하는 모습 등 엉뚱한 면도 매력적이었다”고 했다. 전미도는 “송화는 의사로서 책임감을 가진 인물이다. 제가 배우로서 작품에 임하는 태도와 비슷한 것 같다”며 “저도 저를 선택해 주신 분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성실히 노력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친구와 우정 새삼 떠올린 작품
마흔 앞두고 기적처럼 다가와
자신도 반한 매력적인 캐릭터
‘슬의생’은 시즌 10까지도 OK

브라운관에선 낯설 수 있지만, 사실 전미도는 무대 데뷔 15년 차 베테랑 배우다. 2006년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로 데뷔해 ‘베르테르’ ‘맨오브라만차’ ‘닥터 지바고’ 등 25여 편의 무대에 올라 쉴 틈 없이 관객을 만났다. 공연 경력을 모두 내려놓고 브라운관 새내기로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전미도는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다. 욕을 먹더라도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부딪쳐 보고 싶던 때에 이 작품을 만났다”고 했다. 그는 “공연은 오랜 시간 연습해 장기간 같은 연기를 해야 한다면 방송은 순발력과 유연성이 필요했다”면서 “무대에선 무엇이든 극대화해야 했는데, 매체 연기는 감정선이나 작은 몸짓을 살리는 게 중요하단 걸 배웠다”고 털어놨다. 캐릭터 준비도 철저히 했단다. 그는 “최대한 침착하고 차분하게 보이려고 안경을 썼다. 병원에서 의사들을 관찰하면서 자연스러움을 몸에 익히려고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를 만든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우정, 사랑 등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와 그 의미를 계속해서 들여다본다. 전미도는 “이번 작품을 하면서 우정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봤다”며 “부산에서 서울로 대학을 와서 어릴 적 친구들과 자주 보지 못했는데 이번에 초등학교 친구들과 단체 채팅방을 만들어 매일 연락하게 됐다. 20~30년 된 친구들과 옛날처럼 이야기 나눌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고 했다.

부산진구에서 학창 시절을 모두 보낸 전미도는 고향에서 배우의 꿈을 키웠단다. 초등학교 3학년 때 교회에서 성극을 본 뒤 두근거림을 느꼈고, 같은 공연을 친구들과 준비해 무대에 처음 선 게 연기자로서 첫 출발이었다고. 전미도는 “그땐 장래 희망에 배우도 아니고 ‘탤런트’라고 적었다”며 “그걸 본 선생님마다 저를 말렸다. 왜 그렇게 어려운 길을 가려고 하느냐고 회유하셨는데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티길 잘한 것 같다”고 웃었다.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어요. 연기도, 사람도 머무르지 않고 노력하는 존재가 되려고 노력해요. 참, 시청자분들껜 당분간 채송화로 남고 싶어요.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시즌 10까지 하자고 해도 ‘콜!’할 생각이에요. 우선 내년에 시즌 2로 돌아올게요.”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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