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609’ 완전히 사라진다…70년 만에 역사 속으로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1950년대 성매매 집결지 형성
해운대구, 3일 공식 폐쇄 선포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인근에 위치한 홍등가 ‘해운대 609’모습. 부산일보DB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인근에 위치한 홍등가 ‘해운대 609’모습. 부산일보DB

부산 서구 ‘완월동’, 부산진구 범전동 ‘300번지’와 함께 지역 3대 성매매 집결지로 알려진 ‘해운대 609’가 7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완전히 사라진다.

2일 부산 해운대구는 “3일 오전 10시에 609 부지(해운대구 우동 645번지)에서 609 폐쇄를 공식적으로 선포한다”고 밝혔다. 이날 선포식에서는 성매매 피해 상담소 ‘꿈아리’ 측이 폐쇄 과정을 설명하고, 주민들이 ‘성매매 근절 선언’을 한다. 이어 홍순헌 해운대구청장이 609의 폐쇄를 공식 선포한다.

해운대 609는 1950년 한국전쟁 때 성매매 집결지로 형성됐다. 이 명칭은 한국전쟁이 시작된 이후 1971년까지 해운대 인근에 주둔하던 미 609 수송부대 명칭에서 비롯됐다.

609는 2004년 성매매방지특별법이 시행되면서 점차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여기다 해운대 일대가 전국 대표 관광지로 발전하면서, 609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로 전락했다.

이후 해운대구는 609 폐쇄 절차를 밟기 위해 해운대경찰서, 해운대소방서 등과 ‘609 폐쇄를 위한 지역협의체’를 구성했다. 이어 성매매 피해 상담소 ‘꿈아리’ 측과 함께 여성들에 대한 상담 등을 통해 이들이 자발적으로 이곳을 떠나도록 지원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민간 사업자가 등장하면서 폐쇄에 속도가 붙었다. 사업자 측이 609 부지에 2022년까지 지하 5층, 지상 38층 규모의 생활형 숙박시설을 짓겠다며 올 2월 609 부지 건물들을 모두 철거했다.

홍 구청장은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탄생한 609는 과거의 어두운 한 장면이라 할 수 있다. 성매매 집결지 폐쇄는 주민의 오랜 희망이었다”며 “올해는 해운대구가 출장소에서 구로 승격한 지 40주년이 되는 해다. 해운대구를 누구나 살고 싶은, 쾌적한 도시로 만드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