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당 대표 되면 대선 불출마”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지난달 17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분향하는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이 8월 전당대회에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하는 대신 차기 대선 불출마 의사를 9일 밝혔다. 영남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김 전 의원이 당 대표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배수진’을 치면서 이낙연 대세론으로 기울던 당권 구도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전대 출마를 준비 중인 우원식 의원을 만나 “당 대표가 되면 대선에 출마하지 않고 임기를 모두 채우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의 한 민주당 의원도 이날 “김 전 의원이 최근 일부 의원들에게 같은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조만간 전대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김 전 의원의 대선 불출마 의사 표명은 “대선 전초전으로 당이 과열되면서 당의 안정성을 해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은데도 (이낙연 전 총리가)출마하겠다고 하니 매우 유감스럽다”는 우 의원의 말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회동은 김 전 의원의 요청으로 이뤄졌으며, 김 전 의원은 10일 또 다른 당권 주자인 홍영표 의원과의 회동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친문 핵심으로 분류되는 홍 의원 역시 당헌·당규에 규정된 1년 전 당권·대권 분리 정신을 내세워 이 전 총리에게 사실상 불출마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며 견제에 나선 상황이다.

이에 이 전 총리 측 핵심 인사는 최근 당내 의원 모임에서 대권주자 전대 불출마 요구에 대해 “당권·대권 분리규정을 어기는 것도 아니고 특권을 달라는 것도 아니다”며 출마 강행 의사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전 의원이 대선 불출마를 표명하면서 ‘7개월짜리 당 대표는 당에 부담’이라는 이 전 총리를 향한 당내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민주당 당헌은 당 대표가 되더라도 대권 주자는 대선 1년 전에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돼 있다.

여기에 김 전 대표가 대권 불출마 카드로 후보 간 합종연횡을 시도할 경우, 이낙연 독주 구도는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적지 않다.

부산 민주당 관계자는 “영남의 유력 주자인 김 전 의원이 대권 도전을 포기하면서 ‘올인’한다면 이 전 총리로서도 쉽게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창훈 기자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