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 유독 ‘독한’ 코로나… 부산 실업률 20년 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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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영향으로 부산의 취업자수가 1년 전에 비해 3.9%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급여 설명회장에 들어가기 위해 구직자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 연합뉴스

부산의 취업자 수가 1년 전에 비해 6만 5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5월 취업자 수 감소율이 3.9%에 이르렀다. 수도권 취업자 수 감소율(0.8~1.5%)에 비해 매우 높았다. 산업기반이 집중된 수도권은 취업자 감소의 충격이 덜한 반면, 부산은 코로나로 인한 충격이 매우 컸음을 알 수 있다.


5월 취업자 감소율 3.9% 달해
수도권 감소율 1%대와 대비
대구 제외 16개 시·도 중 최고
실업률 5.3%, 2000년 이후 최악
저소득층 일자리 극심한 타격 


■제조업 3만 9000명 감소

동남지방통계청은 지난달 부산의 취업자는 161만 10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6만 5000명이 줄었다고 10일 밝혔다. 이에 따라 고용률도 54.6%로 2.0%포인트(P) 하락했다. 고용률은 전국에서 가장 낮다.

부산 취업자를 산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은 25만 8000명으로 3만 9000명(13.2%)이나 줄었다. 또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은 2만 명(3.0%), 전기·운수·통신·금융업 1만 9000명(9.1%), 건설업 3000명(1.9%) 등이 각각 감소했다. 타격이 컸을 것으로 예상되는 도소매·음식숙박업은 1만 8000명(4.6%)이 증가했다. 도소매는 늘고 음식숙박업은 줄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부산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도소매 취업자 수가 늘어나기 시작했는데 이런 경향이 이어진 것으로, 비교시점이 1년 전이어서 증가한 것으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근로형태별로는 비임금근로자가 41만 3000명으로 3만 3000명이 늘었고 임금근로자는 119만 8000명으로 9만 8000명이 줄었다. 비임금근로자는 자영업자나 무급가족종사자를 말한다.

임금근로자 중에서는 임시근로자가 2만 8000명(10.3%), 일용근로자가 2만 9000명(25.4%)이 줄어 어렵게 사는 저소득층의 일자리가 극심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시간대별로 나눠 보면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가 2만 7000명(8.3%) 증가했고 ‘괜찮은 일자리’로 볼 수 있는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13만 8000명(10.4%) 감소했다. 일시휴직자는 4만 6000명이 증가해 증가율이 193.2%에 이르렀다. 일시 휴직자는 취업자로 분류된다.



■수도권보다 고용충격 심각

문제는 부산의 고용충격이 다른 지역보다 매우 크다는 데 있다. 경기도는 취업자가 694만 명인 반면 취업자 감소는 5만 9000명에 그쳤다. 경기도의 취업자 규모가 부산의 4배가 넘는데도 감소한 사람은 더 적은 것이다. 특히 경기도는 제조업에서 취업자가 1만 7000명이 늘어났다. 부산의 취업자 수 감소율은 대구(-4.9%)를 제외하면 전국 16개 시·도 중에서 가장 높다.

이에 따라 부산의 5월 실업률도 5.3%로 지난해 동기 대비 1.4%P 올랐다. 월별 특성을 감안해 같은 월을 기준으로 실업률을 따질 경우 부산은 2000년 5월(6.7%)이후 20년 만에 가장 높았다.

전국적으로는 5월 취업자 수는 2693만 명으로, 1년 전보다 39만 2000명이 감소해 3개월 연속으로 취업자 수가 줄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향후 고용 전망에 대해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와 제조업이 어떻게 가느냐에 따라 취업자 수 증감이 어느 방향으로 갈지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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