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중심지 24만㎡ 풀린다” 서면 상권·집값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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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천동 철도차량정비단 이전

서면 도심을 단절했던 범천철도차량정비단이 이전하면서 서면 상권의 서쪽으로 크게 확장하고, 부산의 새로운 중심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경현 기자 view@

부산 범천철도차량정비단 이전 사업이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주변 부동산 시장이 들썩거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서면 상권이 크게 확장하면서 부산 중심으로서의 옛 명성을 다시 찾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지난 11일 정부의 예타를 통과한 철도차량정비단은 면적이 24만 1000㎡(7만 3000평)에 달한다. 정부와 코레일은 이전비용 4974억 원 등 총 6293억 원을 투입해 2027년까지 부산 강서구 송정동 부산신항역 근처로 철도차량정비단을 이전한다. 이후 기존 정비단 부지는 1년간 토양오염 정화 작업을 거친 뒤 2028년부터 본격적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서면 상권 서쪽으로 확장 예상
시민공원·메디컬타운 시너지로
부산 대표 상권 명성 회복 기대
예타 시작 때부터 주변 집값 상승
분양 아파트 ‘P 1억’에 매물 품귀

1904년 건설된 철도차량정비단은 100년 넘게 도심 확장을 막고, 단절시켜 도심 슬럼화를 초래했다. 현재 철도차량정비단은 신천대로, 범천로, 신암로, 가야대로를 사이에 두고 남북으로 길쭉하게 자리잡고 있다. 가야굴다리교차로에서 범천지하차도까지는 약 1.3㎞에 달한다. 이로 인해 길이 끊기고, 주변은 음침한 분위기를 자아내면서 인적도 드물다.

철도차량정비단의 이전으로 가장 주목이 되는 것은 서면 상권의 변화다. 신천대로와 신암로를 건너 서쪽으로 확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정비단 이전으로 가장 먼저 예상되는 것은 서면 상권의 확장”이라며 “과거 부산 중심상권의 명성을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공인중개사협회 박상만 부지부장도 “근처에 부산시민공원, 메디컬스트리트 등이 있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원도심 부흥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변 주택들의 가격 상승도 기대된다. 먼저 철도차량정비단 북쪽으로 접한 서면e편한세상의 경우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된다. 이 아파트 주민 이 모(45) 씨는 “45평 기준으로 4억 3000만 원 정도에 그친다”며 “입주한 지 13년 정도됐지만 정비단 탓에 지가 상승에 제한을 받았는데, 아무래도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암로 주변으로 추진되는 범천4주택재개발 구역, e편한세상서면센트럴(1050세대, 2022년 6월 입주 예정) 등도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철도 가야선과 신천대로 사이의 공간도 서면 상권의 확장 가능성에 따라 지가 상승이 예상된다. 부산공인중개사협회 범천동분회장인 신성공인중개사사무소 안종미 소장은 “지난해 예타 들어간다고 할 때부터 제법 올랐다”면서 “e편한세상서면센트럴은 프리미엄(P)이 1억 원 정도 붙어 있는데, 찾는 사람은 많아도 매물 자체가 없다”고 귀띔했다.

지난해 예타에 들어가면서 이미 가격에 반영됐다는 지적도 있다. 부산 지역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지난해 예타를 들어갈 때부터 이전이 기정사실화하면서 이미 P가 많이 붙은 상태”라며 “이전이 확정됐기 때문에 좀 더 오를 여지는 있지만 한계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만 부지부장은 “예타 통과를 계기로 또다시 서울지역 투기세력들이 개입하면서 다소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부산시는 다음 달부터 1년간 코레일, 부산진구청과 이전적지개발 사업화전략 수립 용역을 진행한다. 도심기능 재편, 도심 불균형 해결, 미래 성장 동력인 지식기반산업 인프라 등을 위한 혁신 공간으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대해 부산대 정주철(도시공학과) 교수는 “정비단 이전은 철도지하화와 연계해 부산을 부흥할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단순한 개발이익만을 위한 게 아니라 왜소한 서면 도심을 강화하기 위한 기업, 상업시설 등이 들어왔으면 좋겠고, 낙후된 주변 지역까지 포함한 100년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부터 정부의 민자적격성 조사가 진행 중인 ‘사상~해운대 지하고속도로’ 사업도 시너지가 기대된다. 이 사업이 되면 원칙적으로 동서고가도로는 철거된다. 민간 제안자인 GS건설은 당초 2021년 착공해 2026년 완공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영래 대표는 “앞으로 도시 기능이 강화되면서 부산시가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마선 기자 m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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