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공존하는 이기대 공원은 생물 다양성의 보고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부산 남구 이기대자연공원에서 발견된 멸종위기 2급 솔개. 2020 부산생물다양성탐사 조직위원회 제공

바다와 산이 만나 절경을 이루고 있는 부산 남구 이기대공원 일대에 멸종위기종인 갯봄맞이꽃과 긴꼬리딱새 등 각종 희귀생물이 살아가고 있다는 생태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기대공원이 ‘생물 다양성의 보고’라는 사실이 한 번 더 입증된 것으로, 이 일대 생태계 보호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2020 부산생물다양성탐사 조직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지난달 30~31일 이틀간 부산 남구 이기대도시자연공원 일원에서 생물 탐사 활동을 펼쳐 총 749종의 생물을 관찰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생태조사는 부산환경회의·부산환경운동연합 등 부산지역 28개 단체가 참여했으며, 전문가 16명과 지역에서 활동하는 생태 해설사 48명 등 총 70여 명이 직접 생태조사를 벌였다. 이번 조사는 올해로 9회째다.

28개 단체 70여 명 생태조사
멸종위기종 갯봄맞이꽃·매 관찰
천연기념물 황조롱이도 발견
이기대 생태계 중요성 다시 확인
내달 일몰제로 개발 압력 우려


이번 조사에서는 식물 457종이 가장 많이 관찰됐고 이어 거미 71종, 조간대 무척추동물류 67종, 곤충 50종, 조류 35종 등의 생물이 관찰됐다. 특히 멸종위기종인 갯봄맞이꽃(2급), 매(1급), 긴꼬리딱새(2급), 솔개(2급)를 비롯해 천연기념물 323-8호 황조롱이, 국가적색목록상 취약종(VU)으로 분류되는 꽃꿩의다리, 단풍잎돼지풀 등 희귀식물이 관찰돼 생물다양성의 유지 확보 측면에서도 이기대공원 생태계의 중요성이 입증됐다. 다만 위원회는 “멸종위기종, 천연기념물 등의 조류가 관찰됐지만, 해당 지역에서 번식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이와 함께 환경부가 지정한 생태계 교란 야생생물인 가시상추, 단풍잎돼지풀, 도깨비가지, 서양금혼초, 양미역취, 환삼덩굴, 붉은귀거북 등의 생물들도 관찰했다.

부산 남구 이기대자연공원에서 발견된 멸종위기 2급 갯봄맞이꽃. 2020 부산생물다양성탐사 조직위원회 제공

적색목록은 국제자연보전연맹이 작성한 세계에서 가장 포괄적인 지구 식물, 동물 종의 보전 상태를 9개의 등급으로 나눈 목록이며, 이를 기반으로 국가의 생물 종 보전 상태를 11단계로 분류한 목록을 ‘국가적색목록’이라 한다. 11단계의 등급 중 ‘취약(VU·Vulnerable)’에 해당하는 생물은 야생에서 절멸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큰 생물을 말한다.

조사에 참여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이기대는 국가 지질공원으로 등재되어 있고, 해안 산책로 대부분이 갈맷길로 조성되어 있어 시민들이 많이 찾고 있으나 다음 달 시행되는 공원일몰제 등에 따른 많은 개발 압력을 받는 곳”이라며 “보호 육성해야 할 생물 종이 사라지기 전에 적절한 보호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위원회는 이번 생태조사를 자연관찰·기록 모바일 앱인 ‘네이처링’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공유될 수 있도록 조처했으며, 국립생물자원관 등과도 정보공유를 통해 생물보전관리 정책에 활용되도록 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