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北 개성 연락사무소 폭파, ‘판문점 선언’이 무너졌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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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개성공단 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하는 순간이 공개됐다. 국방부는 16일 오후 우리 군의 감시 장비로 포착한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은 북한이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뒤 화염이 일어나고 있는 모습으로 연락사무소는 물론 주변 건물의 모든 시설물이 피해를 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국방부 제공 북한이 개성공단 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하는 순간이 공개됐다. 국방부는 16일 오후 우리 군의 감시 장비로 포착한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은 북한이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뒤 화염이 일어나고 있는 모습으로 연락사무소는 물론 주변 건물의 모든 시설물이 피해를 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국방부 제공

북한이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전격 폭파했다.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 결실이자 남북 소통·협력 창구인 연락사무소가 해체된 것은 남북관계가 파국 위기로 치닫고 있다는 상징적 사건으로 비친다.

이에 따라 남북 대결 국면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북한은 철수했던 군대를 개성공단 주변에 다시 주둔시킬 방침도 암시했다.

통일부는 이날 오후 3시 54분 “북한이 14시 49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했다”고 확인했다. 북한 조선중앙방송과 중앙TV 등도 폭파 2시간 만인 오후 5시에 “14시 50분 요란한 폭음과 함께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비참하게 파괴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남측에서도 개성공단이 위치한 곳에서 폭음과 함께 솟아오르는 연기가 목격됐다.


16일 오후 2시 50분께 파괴

개소 1년 9개월 만에 사라져

본격적 대남 군사도발 우려

靑 “한반도 평화 저버린 행위

이후 모든 책임은 北에 있다”


2019년 5월 파주 도라 전망대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일대. 국방부 제공 2019년 5월 파주 도라 전망대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일대. 국방부 제공

청와대가 이날 국방부에서 받아 공개한 37초 분량의 열상감시장비(TOD) 촬영 영상을 보면 오후 2시 49분 연락사무소 폭파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폭발은 영상의 6초께부터 시작되는데 군 관계자는 지상에서 폭발이 시작되는 것으로 볼 때 미사일 같은 무기를 동원하지 않고 내부에 폭발물을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2018년 9월 개성에 문을 연 연락사무소는 개소 1년 9개월 만에 사라졌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멀지 않아 쓸모없는 북남 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예고한 지 사흘 만이다. 남북 관계 단절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와 함께 김 부부장의 권위를 보여 준 것으로도 풀이된다.

특히 북한은 향후 본격적인 대남 군사도발에 나설 것으로 우려된다.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이날 공개보도 형태로 발표한 보도에서 “북남합의에 따라 비무장화된 지대들에 군대가 다시 진출하여 전선을 요새화하며 대남 군사적 경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행동 방안을 연구할 데 대한 의견을 접수하였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북측이 상황을 계속 악화시키는 조치를 취할 경우, 우리는 그에 강력히 대응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김유근 NSC 사무처장은 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오늘 북측이 2018년 판문점선언에 의해 개설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을 일방적으로 폭파한 것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북측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파괴는 남북관계의 발전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바라는 모든 이들의 기대를 저버린 행위”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이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사태의 책임이 전적으로 북측에 있음을 분명히 한다”고 했다.

군 당국은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군사분계선(MDL) 지역에서 돌발 군사상황에 대비해 대북 감시·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최전방 부대 지휘관들은 정위치하고 부대를 지휘하도록 했다.

유가 시장도 흔들렸다. 연락사무소 폭파 소식이 타전되자 국내 증시는 장 마감 후 시간외 거래에서 시가총액 상위주 등 주요 종목이 1% 이상 급락했다. 장외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올랐다. 16일 오후 5시 6분 기준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213.50원에서 시세를 형성했는데 마감 기준보다 6.97원 올랐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후 기재부 1급 간부회의를 소집, 16일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이 경제·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면서 영향 최소화를 위한 조치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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