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구 못 찾은 만덕~센텀 대심도 비상탈출구 주민설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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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오후 부산 동래구 경동리인타워아파트 광장에서 대심도 비상탈출구 설치와 관련한 부산시 건설본부와 GS건설 측의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강원태 기자 wkang@

속보=부산시가 ‘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이하 대심도)’ 비상탈출구 설치에 반발(부산일보 2월 9일 자 11면 등 보도)하는 주민들을 상대로 개최한 주민설명회가 서로의 의견 차만 확인한 채 마무리됐다. 주민들은 이 자리에서 “주민 안전 위협하는 비상탈출구 공사 결사반대”라는 입장을 다시 한번 강력히 밝혔다.

부산시와 GS건설은 지난 27일 오후 3시께 부산 동래구 온천천 경동리인타워아파트 광장에서 낙민동 주민 등 10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주민설명회를 실시했다. 3시간가량 진행된 이번 주민설명회에서는 공사를 추진하는 부산시 건설본부와 GS건설 측에 대한 주민들의 원성이 터져 나왔다.

27일 시·GS건설 주민설명회
낙민동 대책위 반대 입장 재확인
“공사 편의를 위한 비상탈출구
공기 지연보다 중요한 건 안전”
시공사 해명도 못 하고 마무리


설명회는 주민들의 발표로 시작됐다. 낙민동 7000여 세대 주민들로 구성된 낙민동 아파트연합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낙민동 비상탈출구 공사 지점이 비상탈출구를 빙자한 제1공구’라는 점을 문제 삼았다. 부산시와 GS건설에 따르면, 낙민동 비상탈출구는 대심도 공사 기간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공사 지점이다. 비대위는 시공사가 이곳이 5년간 공사장이 된다는 사실은 숨긴 채, 시민 안전을 위해 꼭 설치해야만 하는 시설인 것처럼 주민들을 우롱했다고 지적한다.

이어진 질의 응답에서도 비상탈출구의 필요성에 대한 질문들이 이어졌다. 한 주민이 “비상탈출구가 꼭 필요하다면 대심도를 다 뚫은 뒤 뚫을 수는 없느냐”고 묻자, 대심도 설계에 참여했던 한 패널은 “공사 기간 안에 끝낼 수가 없다”고 답했다. 주민들은 이 같은 답변이 결국 시민의 안전은 ‘핑계’일 뿐, 결국 원활한 공사 진행을 위해 필요한 비상탈출구임을 자인한 꼴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날 참석한 임경모 부산시 건설본부장이 “공기가 늘어나면 결국은 시민 부담”이라고 말해, 주민들이 언성을 높이며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김두완 비대위원장은 “공사가 2년 늦어지는 것보다 주민과 아이들의 안전을 확보하는 게 우선이다. 부산시는 얄팍한 수로 주민들을 우롱하지 마라”고 지적했다.

정치권도 주민들의 의견에 동조했다. 이날 지역구 현역 국회의원인 미래통합당 김희곤 의원도 참석해 “주민들이 원하는 목적이 달성될 때까지 싸워 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부산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박민성 시의원은 “부산시와 시공사가 처음부터 잘못 진행한 것을 주민들에게 ‘추가 비용’에 대해 이야기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며 일침을 놓기도 했다.

당초 설명회에는 대심도 감리단과 시공사에서 준비한 발표 이후 주최 측이 초청한 토목·터널 설계 분야의 전문가들과 질의응답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주민들이 “홍보 위주의 일방적인 설명은 거부 한다”는 의사를 밝혀, 부산시와 시공사 측의 설명은 진행되지 못하고 마무리됐다. GS건설 관계자는 “주민들이 오해하는 부분과 우려하는 부분에 대한 답이 될 수 있는 영상을 준비하고, 국내 권위 있는 전문가 패널도 어렵게 섭외했는데 이렇게 끝나 아쉽다”고 전했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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