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교란종 퇴치에 힘 모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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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현 부산생물다양성탐사 실행위원장

“생태계교란종은 초기 관리가 중요합니다. 새싹이 나는 5~7월이 뿌리를 뽑기엔 최적기입니다.”

최대현 부산생물다양성탐사(이하 생물탐사) 조직위원회 공동실행위원장은 멸종위기종 관리 못지않게 생태계 교란종의 관리에 대해 강조했다. 생태계 교란종의 번식을 그대로 방치하면 기존 생태계뿐만 아니라 멸종위기종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최 위원장은 2014년부터 이끈 생물탐사를 최근 부산 남구 이기대 도시자연공원에서 실시했다. 생물탐사에는 부산지역 생태계 및 생물에 대한 관심을 늘리기 위해 지역 28개 단체가 매년 꾸준히 참가해오고 있다. 이번 이기대 탐사에서는 멸종위기종인 갯봄맞이꽃, 솔개 등과 천연기념물 황조롱이를 포함해 총 749종의 생물이 관찰됐다.

2014년부터 생물탐사 이끌어
부산지역 28개 시민단체 참여
"생태계 건강해야 사람도 건강"

여기서 최 위원장은 생태계교란종인 ‘서양금혼초’를 발견했다. 그는 “먹이사슬은 개체마다 적당히 분포해 서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교란종은 이런 먹이사슬을 파괴하기 때문에 위험하다”면서 “특히 가시박 같은 경우 하루에 70cm씩 자라기 때문에 관리하지 않으면 일대의 생태계를 모두 파괴하고 만다”고 말했다. 환경부가 선정한 생태계교란종은 식물 14종, 동물 7종 등 총 21종이 있다.

그는 생태계 먹이사슬이 건강하게 유지해야 되는 이유로 ‘코로나19 백신’을 예로 들었다. 코로나19 사태에서 백신이 식물에서 추출될 수 있다고 가정한다면, 생태계가 파괴돼 100종의 식물뿐인 생태계보다 1만 종이 서식하는 생태계가 훨씬 인류에 도움 된다는 의미다. 결국 생태계가 건강해야 인류가 건강하다는 것이다.

최 위원장은 부산의 생물탐사가 전국에서 가장 잘 운영되고 있다고 강조한다. 다른 지역과 달리 부산은 대다수 시민단체가 참가할 정도로 ‘칸막이’를 없애고 모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 위원장은 “행정에도 부서 간 칸막이가 있듯이, 시민단체끼리도 조금씩 칸막이는 있었다. 하지만 생물탐사를 통해 모든 단체가 모여 교류하고 목소리를 낸다”면서 “결국 한 단체만의 목소리론 정책에 반영되기 힘들다는 공감대를 갖고 이렇게 매년 모여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정책에서 환경이 뒷전으로 밀리는 현실에 대해 아쉬워했다. 최 위원장은 “생태계교란종은 6~7월이 관리하기 가장 쉬운 ‘골든아워’다. 가을철이 되면 뿌리가 깊어서 뽑기 힘들다”면서 “예산도 우선순위가 있겠지만 이처럼 시급한 일은 적절한 타이밍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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