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선희 할머니에겐 너무 높은 문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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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희(가명·81) 할머니는 아침부터 몸을 바삐 움직입니다. 밤새 열 번도 더 들여다본 사위의 얼굴을 살피고, 작은 창문을 열어 힘겨운 하루를 시작합니다. 할머니는 뇌병변 1급과 언어 3급 장애를 갖고 있는 사위와 둘이 지내고 있습니다. 사위는 예전엔 누구보다 건강했습니다. 곧 출산을 앞둔 아내와 따뜻한 가정을 꿈꾸며,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했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내는 출산 도중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손자 출산 과정서 딸은 숨져
사위는 뇌병변 장애로 투병
휠체어 탈 수 있는 집이라도

할머니는 사위를 도와 가구 공방 일을 하면서 손자를 돌봤습니다. 할머니만 열심히 살면 더는 나쁜 일은 없을 줄 알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대로 된 작업장이 없어 비닐하우스에서 중고 가구를 고치다 큰불이 났습니다. 옆 하우스에서 시작된 불이 옮겨붙으면서 할머니와 사위는 자고 있던 손자만 겨우 깨워 맨발로 뛰쳐나왔습니다. 그 일로 생계는 더욱 어려워졌고, 사위는 남은 가족을 위해 더욱 열심히 일했습니다.

너무 무리했던 탓일까요. 출근했던 사위가 갑자기 쓰러져 한참 후에야 발견됐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생명이 위태로운 중증이었습니다. 하늘이 원망스러웠지만, 할머니는 사위의 치료를 위해 전력을 쏟았습니다. 사위마저 이렇게 허무하게 보낼 수는, 사랑스러운 손자에게 아버지마저 잃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여러 병원을 전전한 결과 사위는 가족 곁에 남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비록 뇌병변과 언어 장애를 얻었고, 종일 누워서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인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해도 버텨준 사위가 마냥 고맙기만 합니다.

할머니는 일주일에 3번은 사위의 재활 치료를 위해 병원을 방문해야 합니다. 하지만 집 밖으로 한 번 나오려면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할머니 집은 다세대 주택의 제일 안쪽, 휠체어도 지나가지 못하는 좁은 통로의 끝에 있습니다. 집 안 곳곳에는 유독 높은 문턱도 많습니다. 병원에 가거나 목욕 차량을 이용하려면 할머니와 활동 보조인 선생님이 양쪽에서 사위를 안고 나와야만 합니다.

“휠체어 다닐 만큼만 길이 있어도 을매나 좋겠노. 지(사위)도 힘들고 내도 힘들고 우짜겐노.” 문턱이 없고, 휠체어가 다닐 수 있는 곳으로 집을 옮기고 싶지만, 엄두가 나지를 않습니다. 손자 역시 막 학교를 졸업하고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라 도움을 청하기 어렵습니다.

팔순의 할머니와 아이가 되어버린 사위 가족이 오늘도 헤쳐가야 하는 세상이 조금만 문턱을 낮추고, 한 뼘만 길을 터주는 곳이 될 수 있도록, 여러분의 따뜻한 마음을 기다립니다.



△강서구 대저1동 행정복지센터 송지영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790-1400, 051-790-1415.

△공감 기부(무료) 방법-부산은행 사회공헌홈페이지(www.happybnk.co.kr)에서 공감 기부프로젝트 참여 클릭

△3일 자 영희 씨 후원자 58명 198만 3260원(특별후원 BNK 부산은행: 795명 공감 클릭 10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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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됐습니다 - 지난달 26일 자 성호 씨 사연

지난달 26일 자 성호 씨 사연에 후원자 62명이 212만 3760원을, BNK 특별후원 공감 클릭을 통해 1519명이 151만 9000원을 모아주셨습니다. 성호 씨는 벼랑 끝에서 여러분들의 응원으로 희망을 품게 되었습니다. 북구정신건강센터의 정신건강 상담과 우울증 치료를, 지역 의료기관의 도움으로 만성두통, 전립선질환, 인대염증, 중이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성호 씨는 하루빨리 건강을 되찾아 다시 한번 용기를 내어 열심히 살겠다며 후원자와 여러 기관의 도움에 고개 숙여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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