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휴가철·프로야구 관중 허용 부산 코로나 확산 기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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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코 부산항발 2차 지역감염이 발생했다. 이미 수십 명의 선원이 코로나19에 감염된 러시아 선박 페트로원호를 수리하기 위해 승선했던 노동자들이 잇따라 감염되더니, 그중 한 확진자가 지인에게 코로나19를 옮긴 것이다. 코로나19 감염이 부산항을 벗어나 지역사회로 전파된 상황이라 방역 당국의 고민이 커지게 됐다. 안 그래도 본격 휴가철을 맞아 해수욕장 등에 피서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부산이다. 더구나 어제부터 프로야구 경기에 제한적이긴 하지만 관중 입장이 허용됐다. 이러다가 부산이 새로운 코로나19 확산 진원지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마저 든다.

부산항 벗어나 2차 지역감염까지 발생
더 촘촘한 방역 조치에 시민 협조 필수

러시아 선박으로 인한 지역감염은 그동안 항만의 코로나19 방역이 상대적으로 허술하다는 지적이 줄곧 제기됐음에도 발생한 것이어서 더 안타깝다. 방역 당국은 지난 20일 이후 입항한 외국 선박에 대해 코로나19 전수검사 등 검역을 강화했지만 페트로원호처럼 그 전에 입항해 장기간 정박하고 있던 선박에 대해선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한다. 페트로원호 사례 이후 이전 입항 선박에 대해서도 부랴부랴 전수조사에 들어갔지만 사후약방문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사전에 보다 면밀한 계획을 세우고 전체 외국 선박으로 대상을 확대해 조치를 취했다면 지역감염 사태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한편 코로나19 방역 강화에도 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의 발길은 크게 줄지 않고 있다. 해운대해수욕장의 경우 주말이면 못해도 15만 명 이상이 찾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 더 많은 방문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방역 당국이 마스크 미착용자와 야간 취식자를 단속하고 있지만 피서객들의 반발이 적지 않다고 한다. 그와 함께 국내 프로스포츠 경기의 관중 입장이 26일 프로야구를 시작으로 허용된 것도 지역사회 확산의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자리 간격을 띄우고 큰 소리 응원을 금지한다고는 하지만 흥분하기 쉬운 스포츠 관람의 특성상 얼마나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하루 확진자가 30만 명에 육박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증가세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여름철에 들어서도 이처럼 코로나19가 계속 확산하는 이유로는 휴가 시즌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해수욕장을 비롯한 휴양지에 모인다는 점이 꼽힌다. 환자가 급증하는 유럽의 휴양지에서는 마스크를 거의 쓰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부산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사안이다. 러시아 선박에서 불거진 지역감염으로 그 어느 때보다 코로나19 확산 위험이 커진 상황이다. 한 치의 빈틈도 허용치 않는 당국의 더욱 촘촘한 방역 조치와 함께 시민들의 협조가 동시에 맞물려 돌아가야 확산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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