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0% 온라인 수강’ 신입 유학생 입국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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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철수 준비를 시작한 중국 쓰촨성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으로 트럭들이 들어가고 있다. 21일 미국 정부가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을 폐쇄 조치한 데에 대한 반격으로, 중국 정부 또한 24일 주중 미국대사관에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의 설립과 운영 허가를 철회한다”고 밝히면서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 직원들이 신분에 맞지 않은 활동을 하면서 중국 내정에 간섭하고 중국의 안보 이익을 해쳤다”고 비난했다. EPA연합뉴스

가을학기에 100% 온라인 수강을 하는 유학생들의 비자를 취소하려다 역풍 끝에 물러섰던 미국 정부가 신입 유학생들로 타깃을 좁혔다. 한국인 신입 유학생들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여 이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미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세관단속국(ICE)은 24일(현지시간) 대학 당국자들에게 보낸 공문에서 “지난 3월 9일까지 등록이 안 된 신입생이 올 가을학기에 전면 온라인 수강을 계획한다면 비자를 발급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고지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원격 강의만 듣는다면 새로 입학하는 유학생들은 미국에 들어올 수 없다는 이야기다.

미국 체류·비자 소지자는 예외
유학생 추방 지침 신입생엔 적용
美교육협 “여전히 실망스럽다”
하버드 “신입생, 입학 연기 가능”
미 코로나19 확진 417만 명 넘겨

다만 현재 미국에 있거나, 외국에 있지만 비자를 소지하고 곧 재입국하는 유학생들은 미국에서 100% 온라인 수강을 하더라도 비자가 유지된다고 공문은 설명했다. 처음에는 대면 수강하다가 향후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경우에도 미국에 남아 있을 수 있다.

이번 방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모든 강의를 온라인으로만 진행하는 학교에 등록하려는 신입 유학생들을 주로 겨냥한다고 AP통신은 평가했다.

ICE는 유학생들의 온라인 수강 제한을 완화한 지난 3월 정책 내용을 명확히 하기 위해 이번 지침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통상 미 대학에 다니는 외국인 학생들은 학기당 1개가 넘는 온라인 강의를 들을 수 없지만, 당시 ICE는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유학생들이 온라인 수업만 받아도 비자를 유지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ICE는 이날 공문을 통해 해당 규제 완화는 지난 3월 9일을 기준으로 학교에 이미 등록돼 있던 학생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이라고 명시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6일 가을학기에 100% 온라인 수강하는 비이민자 F-1 및 M-1 비자 학생들의 미국 체류와 신규 비자 발급을 금지한다는 지침을 공개했다가 거센 반발에 직면해 1주일여 만에 전면 철회했다. 하지만 조만간 신입 유학생들로 타깃을 좁힌 새 규제가 발표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1800개 대학으로 구성된 미교육협의회(ACE) 측은 이번 지침에 대해 “이미 이런 일을 우려해 대비하고 있었다”면서도 “여전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하버드대는 ICE의 3월 정책을 신입 유학생에게도 확대 적용해 달라고 의회에 요청하고 있지만, 가을학기까지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와 관련, 신입 유학생들은 외국에서 온라인 수강을 하거나 입학을 연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하버드대는 당초 신입생 전원의 캠퍼스 거주를 허용할 계획이었으나, ICE의 발표를 예상하고 이번 주 외국인 신입생들에게 캠퍼스에 합류할 수 없다고 통지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이미 유학생이 감소하고 있는 대학들은 이번 조처로 재정적 타격이 심화할 전망이다. 2019∼2020년 미국 내 유학생은 약 110만 명에 이르며, 한국인 유학생은 5만 2250명으로 집계됐다.

교육 전문매체 ‘고등교육 크로니클’ 집계 결과 이번 조치의 영향을 받는 ‘100% 온라인’ 강의를 계획한 대학은 1250여 곳으로 전체 대학의 12%를 차지한다. 하버드대, 프린스턴대, 캘리포니아대 등이 여기에 속하며, 온오프라인 혼합 강의를 채택한 대학은 34%, 대면 강의만 하는 대학은 절반 가량이다.

한편, 미국에서는 25일에도 하루 7만 5000명 가까운 코로나19 환자가 새로 발생했다. 미 존스홉킨스대학은 이날 오후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417만 6416명, 사망자 수를 14만 6418명으로 각각 집계했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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