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기둥 금 가고 바닥 뒤틀리고 탈 난 명지국제신도시 상가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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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오피스텔 공사 영향 논란

부산 강서구 명지동 한 상가 건물 벽에 생긴 균열. 상가 시공사 제공

부산 명지국제신도시 한 3층 상가 건물에서 지난해부터 침하와 균열 등 각종 피해가 심화하고 있다. 상가 시공사 등은 인근 오피스텔 공사 이후 피해가 시작됐다며 복구를 요구하고 있지만, 오피스텔 건설사 측은 진단 결과 보상과 보수에 나설 책임이 없다며 맞서고 있다.

부산 강서구 명지동 A상가 시공사 등은 지난해 1월부터 시작된 3층 건물 침하, 균열, 누수 등이 심화하고 있는 상태라고 26일 밝혔다. 상가 기둥·내력벽·바닥 곳곳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고, 기초 바닥 침하와 뒤틀림 현상 등도 일어났다는 것이다. 실제로 상가 지하 주차장뿐만 아니라 지상 외벽 등에서 균열이 나타났고, 뒤틀림으로 일부 창문은 개폐가 어려워지기도 했다. 이달에는 한 영업장에서 빗물이 새 바닥을 흥건히 적시기도 했다.

A상가 시공사 등은 바로 옆에서 진행 중인 오피스텔 공사 영향으로 피해가 시작됐다고 주장한다. B건설사가 지하 5층부터 지상 20층까지 총 2800여 호 규모로 건설 중인 오피스텔 공사가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A상가 시공사 관계자는 “2018년 1월에 골조공사를 끝낸 이후 1년 동안 상가에서 균열이나 침하 등 구조적 하자가 없었다”며 “오피스텔 굴착과 지하 구조물 공사가 시작된 이후 균열이 발생했고, 출입문과 벽 등이 공사 현장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내년 초 오피스텔 준공을 앞둔 B건설사 측은 균열과 침하 등이 상가 자체 책임에 가깝다고 맞서고 있다. B건설사는 이달 초 외부 진단 결과를 상가 시공사 등에 보낸 뒤 보상과 복구 등이 불가능하다고 통보했다. B건설 관계자는 “상가 시공사 측에 공동 조사를 하자고 제안했고, 거절을 당해 외부 기관에 조사를 맡겼다”며 “진단 결과 상가 구조물 등에 문제가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밝혔다. 앞서 A상가 시공사 측은 기초 공법이 안전성을 확보한 데다 허가 관청 심의를 받아 문제가 없었고, 토사 유출로 지반 침하가 발생하는 게 상식적이라며 공동조사를 거부했다.

이에 대해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공사로 인한 피해는 민사 영역이라 양쪽을 중재하는 역할을 해 왔지만, 시공이나 설계 등 공사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고 밝혀지면 중재 역할을 넘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법령 위반 사항 등이 밝혀지면 그에 맞는 처분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우영 기자 verd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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