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87mm 폭우, ‘무방비 도시’를 순식간에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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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폭탄에 마비된 부산

집중호우가 내린 지난 23일 오후 부산 연제구 연산동 홈플러스 앞 사거리 도로가 침수돼 차량 운행이 통제되고 있다. 부산경찰청 제공

지난 23일부터 시간당 최대 87mm라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부산 전역이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피해접수 신고만 313건으로, 부산 곳곳 시설이 속수무책으로 물에 잠기거나 파손되면서 피해액과 복구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는 “24일 오전 9시 기준으로 부산 전역에서 사망자 3명, 부상자 2명, 대피자 121명(이재민 68명)이 발생했다”고 26일 밝혔다. 부산시가 집계한 구·군 피해접수 현황으로는 공공시설 피해 96건, 사유시설 피해가 217건으로, 부산 전역에서 총 313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부산 전역 피해접수 신고 313건
소방 출동 인력만 8331명 달해
초량 지하차도·도시철도 부산역
동천 일대·해운대시장 등 침수
곳곳서 건물 파손·토사 유출도

공공시설 피해로는 △도로 및 교량(61건) △상하수도 파손·역류(6건) △사방시설 산사태(4건) △가로수 뽑힘 등(4건) △기타(21건)로 조사됐다. 사유시설 피해는 △건물 침수·파손(156건) △공장과 상가 침수·파손(26건) △기타(35건)로 집계됐다.

부산소방재난본부에는 총 295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은 인명구조 26건, 안전조치 96건, 배수작업 154건을 지원했다. 소방은 이를 위해 총 8331명의 소방력을 현장에 투입했다. 소방공무원 3388명, 의용소방대 4943명이 집중호우에 따른 안전 조치, 피해 복구 작업에 동원됐다. 수해를 막기 위해 동원된 배수지원차, 수중펌프 등 장비만 581점에 달했다.

구·군별 주요 피해 현황으로는 △동구 초량 제1지하차도 침수 △동구-남구 동천 일대 침수 △동구 도시철도 부산역 역사 침수 △연제구 아시아드요양병원 지하 침수 △중구 영주 배수지 담벼락 붕괴 △해운대구 해운대시장 침수 △수영구, 기장군 토사 유출 사고 등이 있다.

이번 집중호우로 침수된 초량 제1지하차도에서 3명이 사망했고 산사태, 옹벽 붕괴, 지하 침수로 15명가량이 구조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도로 위로 흘러넘친 빗물로 상가와 가정집 설비가 먹통이 되는가 하면, 한 아파트 지하 전기 시설이 빗물에 침수되면서 주민들이 이틀 동안 공포에 떨기도 했다. 또 부산지역 밭 등 농경지 30ha(30만㎡)도 빗물에 잠겼다.

24일 오전 6시 30분 기준 지역별 강수 현황에 따르면, 해운대구(212.5mm), 기장군(205mm), 동래구(192mm), 연제구(186.5mm) 순으로 북구(96mm)를 제외한 모든 구·군에 100mm 넘는 비가 쏟아졌다.

현재까지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액은 산정되지 않았다. 부산시와 소방은 연이어 접수되는 관련 피해 신고를 집계 중인 상태로, 추가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신속하게 피해 지역을 점검하고 복구 작업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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