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올해 말 시판’ 마지막 문턱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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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현지시간) 타계한 ‘미국 흑인 민권운동의 대부’ 존 루이스 하원의원의 시신이 담긴 관이 27일 성조기에 덮인 채 워싱턴DC 국회의사당 중앙홀에 안치돼 있다. 루이스 의원은 의회 중앙홀에 안치된 첫 흑인 의원이며, 그의 시신은 28일까지 이곳에 머문다. AP연합뉴스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의 선두 주자들이 나란히 ‘최종 관문’에 들어섰다. 이르면 올해 말까지 백신 공급이 가능하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나온다.

미 바이오기업 모더나,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각각 3상 임상시험에 들어갔다고 미 언론들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두 3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이다.

모더나·화이자 3상 임상시험
각 3만 명 대상 최대 규모 시행
화이자 “연말까지 1억 회분 공급”
파우치 “10월도 상상할 수 있어”
전 세계서 20여 백신 임상 단계

모더나는 스위스 제약사 론자(Lonza)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코로나19 백신(mRNA-1273)을 개발 중이다. 화이자는 백신(BNT162) 개발을 위해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손을 잡았다. 모더나는 미국 내 89개 지역에서, 화이자는 미국 39개 주와 아르헨티아·브라질·독일에서 각각 임상시험을 진행한다. 피실험자의 절반은 백신을 접종받고, 나머지 절반은 플라세보(가짜 약)를 투여받는다. 연구진은 피실험자들의 상태를 비교·관찰해 백신의 효험과 안전성을 확인할 예정이다.

3상 임상시험은 약품의 안전성과 효능을 최종 점검하는 단계로, 수만 명의 사람을 대상으로 시험해 약품의 안전성·효력에 대해 유의미한 통계적 데이터를 얻어 내는 것이 목표다. 약품이 시판된 뒤 이뤄지는 4상 임상시험을 제외하면 신약 시판 전 최종 검증 단계이다. 3상 임상시험을 통과하면 이 백신을 바로 시판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당장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을 중심으로, 연내 공급이 가능한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온다. 화이자는 “임상이 성공한다면, 이르면 10월 보건당국의 승인을 거쳐 연말까지 5000만 명(각 2회 투약·총 1억 회) 분량의 백신을 공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내년 말까지는 13억 회 분량의 백신을 공급할 계획이다.

모더나도 성명을 통해 내년부터 연 5억 회 투여분에서 최대 10억 회 투여분까지 백신을 만들어 배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와 공동으로 백신을 개발 중인 모더나는 미 정부로부터 10억 달러(약 1조 2000억 원)에 육박하는 지원금을 받았다.

앤서니 파우치 NIAID 소장은 이날 화상 기자회견에서 “모더나 백신은 새로운 기술”이라며 “백신의 안전성에 특별히 우려는 없다”고 낙관하면서도, 다만 “유해성과 관련한 조심스러운 우려를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백신 접종자의 60%가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는다면 예방효과가 있는 것”이라며 “11월까지 개발될 가능성이 크지만, 10월을 상상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의 발언과 관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대하는 ‘10월의 서프라이즈’가 가능하다는 의미라고 미국 언론들은 주목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지지율이 밀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대선 전 판세를 반전시킬 대형 이벤트로 ‘백신 개발’에 주목하고 있으며, 이날 공식석상에서 두 번째로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을 공개하고 조속한 백신 개발을 공언했다.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주 모리스빌의 후지필름 공장을 찾은 트럼프 대통령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백신 생산시설을 둘러보며, 백신 개발 상황과 관련해 “매우 긍정적인 얘기를 들었다. 연말까지 매우 좋은 상태에 있을 것”이라고 조기 개발 의지를 피력했다.

한편, 현재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후보군은 최소 150개에 달하며, 이 가운데 20여 개가 임상 단계에 들어갔다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미국 다국적 기업인 존슨앤드존슨도 코로나19 백신의 첫 임상시험에 들어간다.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 중국 기업들도 브라질 등지에서 소규모 3상 시험을 이달 들어 시작한 단계라고 CNBC방송이 전했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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