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밀착형 독립운동 그린 ‘부산표 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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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나는 독립군이 아니다’의 한 장면. 영화의전당 제공

“천도교가 운영한 보성사(普成社)는 1919년 2월 27일 독립선언문을 인쇄한 곳입니다. 뮤지컬 배경은 보성사 맞은편 가상의 공간 쌍둥이 인쇄출판소입니다. 일본 사람이 운영하는 인쇄소에서 조선인들이 독립선언문을 인쇄한다는 아이러니한 설정을 했습니다.”

실생활 밀착형 독립 운동기를 그린 뮤지컬 ‘나는 독립군이 아니다’의 연출을 맡은 극단 네이호우 차승호 연출가의 얘기다. 영화의전당과 극단 네이호우는 29일을 시작으로 8월 9일(월·화요일 공연 없음)까지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이 뮤지컬을 올린다.

‘나는 독립군이…’ 내달 9일까지 공연
‘청년연출가 작품제작지원사업’ 뽑혀

부산 출신 연출가와 배우들이 참여하는 ‘부산표 뮤지컬’인 이 작품은 지난해 부산문화재단 ‘청년연출가 작품제작지원사업’에 선정돼 지난해 12월 부산시민회관 소극장에서 첫선을 보였다. 3·1절을 기념해 지난 3월 영화의전당 기획 공연으로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이달로 연기됐다.

뮤지컬은 1918년 도쿄에서 열린 조선인 웅변대회에 참가한 주인공 최우식이 일본 경찰에 체포된 이후, 조선 종로경찰서 경부로 일하는 아버지에게 끌려와 강제로 출판사에 취직하면서 시작된다. 출판사에서 독립운동을 하던 김원봉과 고위 친일 간부의 딸인 엄숙희, ‘출퇴근 되는’ 독립운동을 꿈꾸는 짐꾼 장병기를 만나 이들은 ‘뜨거운 피’라는 독립운동 모임을 만든다. 그런데 막상 독립선언문을 인쇄할 수 있는 기술자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지난해 12월 공연보다 업그레이드한 부분이 있다. 뮤지컬의 시간적 배경인 1919년 3·1운동과 시기가 겹친 스페인 독감 유행 부분을 이미지화했다. 스페인 독감은 1918년부터 192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을 했는데, 차 연출가는 등장인물들의 신체적 동작으로 이를 표현했다. 차 연출가는 “100년 전 스페인 독감을 뮤지컬에 녹여 오늘날 팬데믹 상황의 코로나19 사태를 환기했고 유장한 역사의 흐름에서 비슷한 운명에 처한 인간의 실존을 부각했다”고 했다. 또 “인물은 진지하지만, 상황은 아이러니한 블랙 코미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리듬과 템포를 살리는 데 초점을 뒀다”고 말했다. ▶뮤지컬 ‘나는 독립군이 아니다’=8월 9일까지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 수·목·금 오후 7시 30분, 토·일 오후 2시와 7시. 전석 4만 원. 티켓 예매 영화의전당·인터파크. 문의 051-780-6060. 김상훈 기자 ne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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