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여름 맹위… 감염자 1700만 명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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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페루 수도 리마 남부 외곽 소도시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들의 가족들이 산소통을 충전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산소포화도가 급격히 떨어져 환자들에게 산소 공급이 매우 중요하지만, 공공병원마저 의료용 산소가 부족해 이를 판매하는 업체 앞에 산소통을 채우려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치게 된 것이다. 산소통 하나를 채우는 데 7~8시간이 걸리는 데다 가격도 폭등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전 세계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7개월 만에 1700만 명을 넘어섰다. 각국이 경제 활동을 재개하고, 국경을 재개방하면서 코로나19 확진자는 나흘에 100만 명꼴로 폭증하고 있다.

후베이 우한 첫 보고 7개월 만에
전 세계 사망자도 67만 명 육박
확진자 최고 미국 15만 명 사망
두 달 만에 사망자 5만 명 늘어
印 뭄바이 빈민가 ‘항체율 57%’
급속 확산으로 ‘집단면역’ 추정


■확진자, 나흘 만에 100만 명씩 증가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 집계에 따르면 30일 오전 8시(그리니치 표준시 29일 오후 11시) 현재 전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714만 7733명으로 늘어났다. 누적 사망자는 66만 8789명에 달한다. 누적 확진자가 1700만 명을 넘어선 것은 중국이 지난해 12월 31일 세계보건기구(WHO)에 중국 후베이성 우한을 중심으로 정체불명의 폐렴이 발생했다고 보고한 지 213일 만이다.

누적 확진자는 지난 6월 28일 1000만 명을 넘어선 뒤 불과 25일 만인 지난 22일 1500만 명으로 폭증했고, 나흘 후인 지난 26일 1600만 명을, 또다시 나흘 후인 30일 1700만 명을 넘어섰다. 국가별로는 미국(455만 5039명), 브라질(255만 3265명), 인도(158만 4384명), 러시아(82만 8990명), 남아프리카공화국(47만 1123명) 순으로 많았다.

여름철에 들어서면서 코로나19 확산이 가을철까지 주춤할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간 형국이다. 확산을 어느 정도 가라앉힌 것으로 평가되던 일본과 홍콩, 호주, 이스라엘 등에서는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기록적으로 폭증하고 있다. 이에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이 쉼 없이 이어지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28일(현지시간) 지적했다.

■전 세계 사망자 5명 중 1명은 미국인

특히 미국은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서 29일 오후 8시 기준 사망자 수가 15만 447명, 확진자 수는 441만 4834명으로 나왔다. 사망자 15만 명은 전 세계 사망자(66만 4748명)의 22%에 달하는 수치다. 사망자가 15만 명을 넘긴 것은 지난 2월 6일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카운티에서 첫 사망자가 나온 지 174일 만이다. 또 사망자가 10만 명을 넘긴 때(5월 27일)로부터는 63일 만에 5만 명이 더 늘었다. 미국의 사망자는 코로나19가 재확산한 지난달 초순부터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고, 이달 28일에는 1592명이 숨지며 하루 사망자가 2개월 반 만에 가장 많았다.

다만 한때 7만 7000명을 넘겼던 하루 신규 환자는 28일 5만 7600명으로 집계되며 수그러드는 모양새다. 환자가 급증하자 주들이 앞다퉈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술집 영업을 중단하는 등 조치에 나선 것이 효과를 내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인도 빈민가서 집단면역 형성?

이런 가운데 인도 최대 도시 뭄바이의 빈민가에서 코로나19 집단면역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블룸버그통신은 29일 뭄바이 소재 ‘타타기초 연구소’와 시 당국이 지난달 다히사르, 쳄부르, 마퉁가 등 3개 지역의 빈민가 주민 6936명을 대상으로 혈청 조사를 벌인 결과 약 57%가 항체를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특정 지역에 집단면역이 형성되려면 항체를 보유한 주민 비율이 약 60%는 돼야 한다고 본다.

집단면역이란 해당 지역 주민 대다수가 바이러스에 노출된 후 면역력을 지니게 돼 바이러스가 더는 확산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이번 연구 결과가 사실로 확인되면 뭄바이 빈민가 주민들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항체 보유율을 갖게 된 셈이다. 미국 뉴욕 주민들의 경우 코로나19 피해가 심각하던 지난 4월 항체 보유율은 21.2%였다. 집단면역을 방역 대책으로 내세웠던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도 지난 5월 주민의 14%가량만 항체를 보유했다.

빈민가에서 이토록 많은 주민이 항체를 보유하게 된 건 그만큼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이 가능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공중변소 한 곳을 무려 80명이 공유할 정도로 기본 위생 시설이 열악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인도 전체의 확산 세는 거세지는 가운데 이 지역에서만 눈에 띄게 신규 감염 사례가 감소해, 블룸버그는 이번 조사 결과로 집단면역도 하나의 요인으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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