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읽기] 세계 휩쓴 바이러스 전염병의 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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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의 현재적 기원 / 롭 윌러스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이후 중국 남부에 외국 자본이 대량 투입됐다. 농부들은 토지 이용권을 팔 수 있게 됐고 국내외 기업들이 이 땅을 헐값에 임대계약한 뒤 공장식 단일 작물 농장이 더 활성화됐다. 닭 7만 마리가 한 지역에서 키워지며 종축, 사육, 도축, 가공에 이르는 과정이 수직적으로 통합되고 세계 농업생산망과 연결됐다. 농민들은 일자리를 잃었고 의료 혜택과 건강보험 후퇴로 감염에 취약해졌다. 이는 중국 광둥에서 조류 인플루엔자가 출현하는 원인이 됐다.

<팬데믹의 현재적 기원>은 코로나19를 비롯한 바이러스성 전염병의 기원을 초국적 거대 농축산업과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에서 찾는 책이다. 진화생물학자인 저자는 신종 전염병들의 발상지와 확산 경로, 변형 메커니즘 등을 수년간 추적 조사한 결론을 이 책에 담았다.

저자는 바이러스 생태학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 근본적인 변화를 주문한다. 여러 작물을 섞어 키우고, 가금류도 공장식이 아니라 농가의 뒷마당에서 키우던 방식을 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습지와 야생의 물지 서식지를 되살리며 세계의 공중 보건 역량을 키우고 산업적 농업 대신 가축과 작물의 다양성이 담보되는 농업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롭 윌러스 지음/구정은·이지선 옮김/너머북스/400쪽/2만 4000원.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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