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택시 시대’ 문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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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간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의 유인 캡슐이 2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멕시코만 해상에 내려앉고 있다(위). 곧바로 스페이스X의 구조선인 ‘고 내비게이터’의 갑판 위로 끌어 올려진 ‘크루 드래건’ 캡슐이 열리자, 무사귀환한 미국 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 로버트 벤켄(왼쪽)과 더글러스 헐리(오른쪽)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아래). AP연합뉴스·로이터연합뉴스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두 달간 머문 미국 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비행사 2명이 해상에 내려앉는 방식으로 2일(현지시간) 오후 지구로 귀환했다.

AP통신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우주비행사 더그 헐리와 봅 벤켄이 탑승한 미국의 첫 민간 우주선 ‘크루 드래건’ 캡슐이 이날 오후 플로리다주 멕시코만 펜서콜라 연안 해상에 내려앉았다.

이번처럼 미 우주비행사가 육지가 아닌 바다를 통해 귀환하는 ‘스플래시 다운’ 방식은 1975년 미국과 구소련의 우주협력 프로그램인 ‘아폴로-소유스 테스트 프로젝트’ 이후 45년 만에 이뤄진 것이다.

민간 주도 우주 왕복 첫 성공
스페이스X 크루 드래건 캡슐
두 달 만에 귀환 멕시코만 안착
45년 만에 이뤄진 해상 귀환
상업적 우주 상품 2년 내 출시
민간인 4명 첫 우주여행 준비


우주비행사 헐리와 벤켄은 지난 5월 30일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에 탑승해 우주로 날아갔으며, 62일 동안 ISS에 머물며 우주유영, 과학실험 등의 임무를 수행했다.

이들은 민간 우주탐사 시대의 문을 연 우주비행사들로 기록되며, 이들의 귀환은 2011년 미 우주왕복선 퇴역 이후 9년 만에 미국 우주비행사가 민간 우주선을 이용해 처음으로 우주 왕복을 완수했다는 의미도 지닌다.

이날 귀환은 아무런 결함 없이 제 시간에 이뤄졌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귀환 예정 시간은 오후 2시 48분(이하 미 동부시간 기준·한국시간 3일 오전 3시 48분)이었다.

우주비행사들은 이날 낮 12시 51분께 마지막 궤도 비행을 한 뒤 귀환을 위한 대기권 진입을 위해 오후 1시 52분께 캡슐 동체를 분리시켰다. 이어 화씨 3500도(섭씨 1900도)에 이르는 고열을 견뎌내고 대기권 재진입 과정을 거쳤다. 해상 귀환을 앞두고는 4개의 대형 낙하산을 펴고 바다에 내려앉았다.

나사와 스페이스X는 우주비행사들의 안전한 복귀를 위해 멕시코만 해상에 의사와 간호사를 포함, 40여 명이 탑승한 선박을 띄워 캡슐을 회수했다. 회수선 ‘고 내비게이터’가 ‘드래건 인데버’ 캡슐을 갑판 위로 끌어올렸고 캡슐 해치가 열리고 우주비행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DPA통신은 “두 우주비행사는 스플래시 다운 후 1시간가량 지난 뒤 우주복을 입은 채로 캡슐에서 나와 64일 전에 지구를 떠난 이후 처음 신선한 공기를 마셨다”고 전했다. 두 우주비행사는 갑판 위 캡슐을 벗어나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이동하는 동안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으며 주변의 박수 갈채를 받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캡슐에서 먼저 나온 벤켄은 “인간의 우주비행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과 가장 어려운 부분을 수행해줘 고맙다”며 캡슐에 고마움을 표했다고 WP는 전했다.

이들은 건강검진을 받은 뒤 텍사스주 휴스턴에 있는 나사의 존슨 우주센터로 이동하게 된다. 나사와 스페이스X는 정기운항을 다음 과제로 삼고 앞으로 약 6주간 크루 드래건 비행 결과를 분석할 예정이다.

스페이스X의 머스크 CEO는 캘리포니아주 호손의 스페이스X 우주비행 관제센터에서 우주비행사들을 태운 캡슐의 하강과 스플래시 다운을 지켜봤다고 AP는 전했다.

한편 스페이스X의 이번 성공은 훗날 상업적 우주여행이 보편화하게 되면 시효로 기록될 수 있는 하나의 이정표로, ‘우주택시’ 시대를 향한 첫발을 뗐다는 평가다. 이미 스페이스X는 우주여행 상품을 내놨으며, 2021~2022년 민간인 4명을 크루 드래건에 태우고 우주여행을 다녀오는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스페이스X를 필두로 여러 국가와 기업들도 우주여행 시장을 노리고 있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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