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믿을 ‘해수욕장 신호등’… 50만 명 몰린 주말 해운대 ‘초록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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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도입된 ‘해수욕장 혼잡도 신호등’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올 7월 특정 해수욕장에 인파가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혼잡도 신호등을 도입했다. 이 신호등은 매일 30분 간격으로 혼잡도가 높으면 ‘빨간색’, 중간이면 ‘노란색’, 낮으면 ‘초록색’을 띤다. 이용객은 바다여행(www.seantour.kr) 홈페이지 등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현재 부산에는 해운대, 광안리, 송도, 송정 등 7곳에서 시행하고 있다.

백사장 면적 대 피서객 수 기준
실제 혼잡도 제대로 반영 못 해

그러나 지난 주말(1~2일) 해운대해수욕장에는 50만 명의 인파가 한꺼번에 몰려 큰 혼잡이 빚어졌으나, 해수욕장 신호등은 혼잡도가 낮은 초록색(사진)을 유지했다. 해수욕장 신호등의 경우 백사장 면적 4㎡에 피서객 1명이 있으면 혼잡도가 낮은 것으로 측정한다. 2m 거리 두기를 전제로 한 것이다. 4㎡ 공간에 2명이 있으면 노란색, 2명을 초과하면 빨간색으로 표시된다. 따라서 해운대해수욕장 전체 백사장 면적이 11만 7000㎡인 점을 고려할 때 안전한 혼잡도 기준은 ‘노란색’ 기준은 2만 9250명이다.

하지만 이 같은 ‘백사장 면적 대 피서객 수’ 측정 기준은 해수욕장 혼잡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피서객 대다수가 정해진 면적에 거리를 유지하고 있지 않아 백사장 내 혼잡도가 위치별로 제각각이다. 다시 말해 피서객이 몰리는 곳만 혼잡한 것으로, 전체 백사장 대비 피서객 수로는 혼잡도를 따질 수 없는 것이다.

피서철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백사장 이용객뿐만 아니라 해운대해수욕장 주변 혼잡도를 함께 측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실제로 지난 주말 내내 해운대 백사장보다는 인근 호안도로와 구남로 등 도로에 피서객이 몰렸다.

시민 이 모(29·해운대구) 씨는 “지난 토요일 저녁 친구들과 찾은 구남로는 많은 인파로 정말 발 디딜 틈이 없었다”면서 “하지만 해수욕장 신호등은 여전히 초록색으로 나타나 어리둥절했다. 특히 구남로나 해운대시장, 인근 술집 등에 사람이 넘쳤는데, 이러한 인파도 모두 반영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kk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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