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경비원 근로환경 개선 힘 모은다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아파트 거주 인구 비율이 높은 부산 금정구가 경비원과 입주민이 상생하는 아파트를 만들기 위한 지원사업에 나선다.

부산 금정구는 공동주택 경비원 근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부산동부고용노동지청과 업무협약(사진)을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금정구는 올해 5월 아파트 입주민 갑질로 경비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 등 경비원 인권 침해 사례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자, 지난달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고용노동청과 함께 지원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금정구-동부노동청 협약 체결
입주민·경비원 상생 방안 마련

부산 16개 지자체 중 고용노동청과 업무협약을 맺고 경비원 근무환경 개선사업을 실시하는 것은 금정구가 최초다.

금정구가 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 66개 단지 362명 경비원을 상대로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이 고령인 데다 12시간 이상 장시간 근무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비원 연령대는 65세 이상 노년층이 전체의 57.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평균연령은 63.7세로 조사됐다. 근무형태는 ‘24시간 격일제’가 252명, ‘12시간 교대제’가 291명으로 전체 80%에 달했다.

이처럼 장시간 근무에도 불구하고, 휴게 시간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는 상황이다. 또 조사 대상 중 18개 단지는 경비초소와 휴게실이 같은 공간에 있어 휴게시간에도 근무지를 벗어날 수 없는 실정이다. 별도 휴게공간이 있는 48개 단지 중에서도 16곳은 휴게 공간이 지하에 마련됐다. 냉·난방기가 설치되지 않은 곳도 30%에 달했다.

경비원 근로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입주민 의사도 중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비원 고용방식 중 위탁관리회사 또는 경비용역회사의 간접고용방식이 75.8%로 사용사업주인 입주자대표회의 의지도 따라야 하는 상황이다.

금정구는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공동주택 경비원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종합 지원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사업계획승인 시 ‘특화된 근로자 휴게시설’ 마련 △경비원 휴게시간 안내문 표준안 배부 △입주민·경비원 상생 홍보물 배부 △공동주택 경비원 심리상담 지원 등을 통해 입주민과 경비원이 상생하는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정미영 금정구청장은 “금정구는 인구의 62%가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특성을 가진 곳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부산동부고용노동지청과 함께 경비원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지역사회 내 상생 모델을 만들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유리 기자 yool@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