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파고’ 넘고 만선 릴레이 HMM, 21분기 만에 흑자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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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8일 중국 연텐항에서 2만 4000TEU급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인 HMM 알헤시라스호가 만선 출항했다. HMM 제공

HMM(옛 현대상선)이 코로나19 사태에도 연이어 만선을 기록하며 올 2분기 흑자 전환이 확실시되고 있다. HMM 분기별 영업성과가 흑자를 기록한다면 이는 2015년 1분기 이후 21분기(5년 3개월) 만이다.

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은 올 4월부터 2만 4000TEU급(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컨테이너선 9척을 투입해 그중 7척이 만선을 기록했다.

2만 4000TEU급 9척 중 7척 만선
선박 감편·운임상승, 수지 개선
해외선사 선복량 늘리면 ‘불확실’

지난 5월 세계 최대 규모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호가 1만 9621TEU를 싣고 유럽으로 출항해 선적량 세계 신기록을 세운 데 이어, 2호 오슬로호도 최대 선적량이 넘는 1만 9504TEU를 실었다. 또 3호 코펜하겐호를 포함해 1∼3호선 모두 ‘백홀(back haul, 돌아오는 노선)’에서 만선을 기록했다.

HMM은 올해 9월까지 대우조선해양 7척, 삼성중공업 5척 등 2만 4000TEU급 총 12척을 순차적으로 인도받고, 내년 상반기에는 현대중공업에서 1만 6000TEU급 8척을 인도받을 계획이다.

올 2분기 HMM의 흑자 전환이 유력시되는 이유는 코로나19로 낮아졌던 물동량이 점차 정상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지만, 선사들은 아직 운항 선박을 늘리지 않기로 합의하면서 운임이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

세계 3대 해운동맹 중 하나인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도 코로나19로 수요 감소가 우려됨에 따라 동서항로의 감편 체제를 8월에도 유지해 나가겠다고 발표한 상태다. 이 때문에 컨테이너 운임 종합지수(SCFI)는 미주 노선 중심으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31일에는 1103.47P(포인트), 8월 들어서는 1107.39P를 기록했다. 여기에 저유가 기조로 인한 비용 절감 효과도 발생하고 있다.

특히 HMM의 대형 컨테이너선을 앞세운 ‘규모의 경제’ 전략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위기를 헤쳐 나가는 데 주효했다. 2만 4000TEU급 컨테이너선은 유럽항로 평균 선형인 1만 5000TEU급 선박에 비해 15%가량 운항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HMM은 또 올해 4월부터 디얼라이언스의 정회원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면서 물동량 확보에 도움을 받고 있다.

그러나 하반기에도 실적 상승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물동량이 늘고 해운 업황이 개선되며 실적이 좋아졌다기보다는 해외 선사 선박 감편의 반사이익을 누렸다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해외 선사들이 하반기부터 선복량을 늘리면 운임이 하락해 실적 상승세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송현수 기자 son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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