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륙도 중학생 익사 사고’ SNS서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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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부산 앞바다에서 수영하던 중학생이 파도에 휩쓸려 숨지는 사고(부산일보 지난 6일 자 10면 보도)와 관련, “친구들이 영상을 찍고 웃느라 신고가 늦었다”는 주장과 국민청원이 잇따르면서 해양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반면 ‘사고를 인지하지 못한 거다. 고의로 방치한 것이 아니다’며 친구들에 대한 일방적인 비난과 처벌 요구를 자제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부산해양경찰서는 청와대 국민청원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올라온 오륙도 중학생 익사 사고와 관련된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지난 4일 부산 남구 오륙도 선착장 앞 바다에서 물놀이하던 중학생 A(14) 군이 강한 파도에 휩쓸렸다가 구조됐다. 당시 A 군은 호흡과 맥박이 없는 상태였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한 시간여 만에 숨졌다.

물에 빠졌을 때 영상 올린 친구들
해경 조사, 처벌 청원 13만 명
“고의 방치 아니다” 자제 목소리도

인터넷에는 당시에 A 군과 현장에 함께 있던 친구 10여 명에 대한 성토의 목소리가 높다. A 군이 파도에 휩쓸려 허우적거릴 때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것.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억울하게 죽은 A 군의 원한을 풀어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와 9일 기준 13만 명 이상이 공감했다.

해당 글은 “A 군은 큰 파도에 휩쓸려 발버둥 치며 도와 달라고 말했다. 그런데 친구들은 장난인지 알고 영상을 찍고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며 위기상황 때 적절히 대응하지 않은 친구들을 처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친구들은 피해자가 살려 달라고 할 때 찍은 동영상을 유포했고, 조금 뒤에는 ‘경찰에게 벌 받는다’며 ‘해당 동영상을 저장한 사람은 지워 달라’는 어처구니없는 소리를 했다”며 A 군의 친구들을 강하게 성토했다. 해당 동영상은 SNS에서 모두 삭제된 상태다.

하지만 A 군의 친구들은 ‘사고를 방치했다’는 주장은 억울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자마자 곧바로 신고했다는 것. A 군의 친구들은 현재 친구를 잃은 충격과 마치 자신들을 가해자처럼 모는 사회적 분위기에 힘겨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을 촬영한 한 친구의 아버지 B 씨는 “오륙도 선착장에 도착해 옷을 갈아입기 시작한 게 오후 3시께였다. 119 신고가 접수됐다는 문자를 보면 오후 3시 2분으로, 즉각 신고를 한 것이다”면서 “A 군이 허우적거릴 때 영상을 끄지 않은 것도 사고를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절대 사고를 그대로 방치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도 A 군의 죽음을 목격한 뒤 큰 충격을 받았다. 협박에 가까운 메시지도 받고 죄책감을 느끼는 등 지금도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은 “남은 아이들도 충격이 클 텐데…. 조사도 안 된 상황에서 처벌을 요구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김성현 기자 kk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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