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선 막힌 항공사 ‘출혈 경쟁’ 휴가철 김해공항 국내선 ‘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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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국제선 운항이 중단된 김해국제공항에서 올 7월 국내선 승객이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해외 대신 국내 여행을 택한 이용객이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선 운항이 어려운 항공사들이 국내선을 확대하고 항공권 가격을 낮추는 ‘출혈 경쟁’을 지속한 것도 큰 이유로 꼽힌다.

올 7월 작년보다 많은 61만여 명
코로나19 탓 국내 여행객 몰려
항공사 운항 편수 확대도 한몫
부산~양양 신설·김포 경쟁 과열
1만 원대 항공권으로 수익 악화

9일 한국공항공사 항공통계에 따르면 올 7월 김해국제공항을 이용한 국내선 승객은 61만 9004명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 60만 6349명보다 증가했다. 올해 3월 22만 319명으로 바닥을 친 뒤 4월 26만 5049명, 5월 43만 2974명, 6월 55만 4583명에 이어 7월은 더욱 늘어난 수치다.

본격적인 휴가철인 올 7월 해외 대신 국내 여행을 택한 승객이 많아지면서 김해국제공항 국내선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여파로 자가격리 등을 감수해야 해외여행이 가능해 국내로 눈을 돌린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김해국제공항은 올 4월 이후 국제선 운항이 재개되지 않는 등 해외를 오가는 하늘길도 거의 닫힌 상태다. 정 모(31·서울 마포구) 씨는 “올해 7월 비행기를 이용해 부산으로 휴가를 다녀왔다”며 “해외로 가기 어려운 상황이라 국내 여행을 짧게라도 떠나려는 친구들도 많다”고 밝혔다.

국제선을 띄우기 어려운 항공사들이 국내선 경쟁에 뛰어든 것도 큰 이유로 꼽힌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여파가 가라앉지 않으면서 국내선 노선과 편수를 점차 확대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김해국제공항에는 올 6월 말부터 부산~양양 노선이 추가됐고, 7월에만 항공사 2곳에서 160편을 운항해 1만 3275명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4월까지 대한항공, 에어부산, 제주항공 3곳만 운항하던 부산~김포 노선에는 진에어와 티웨이항공도 뛰어든 상태다. 이달 21일부터는 에어서울도 해당 노선 운항을 시작해 총 6곳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항공사들은 국내선 이용객이 그나마 증가했더라도 결코 미소를 띠지는 못하고 있다. 수요보다 전체 운항 편수가 늘어나 가격을 낮추는 ‘출혈 경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 7월 김해국제공항 국내선 운항 편수는 총 4414편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 3899편보다 515편 더 많았다. 항공기 1편당 승객 수는 올해 7월 140.2명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 155.5명보다 15명가량 적었다. 승객 수도 적은데 1만 원대 항공권이 나올 만큼 전반적인 가격이 낮아져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휴가철 국내 여행이 늘어나기도 했지만, 많은 항공사가 운항 편수를 확대한 게 국내선 승객이 늘어난 큰 이유”라며 “부산~김포 노선처럼 경쟁이 심화하고 승객이 많은 곳은 항공사들이 낮은 가격을 책정한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일부 국내 항공사가 화물 운송으로 흑자를 냈지만, LCC(저비용항공사)는 큰 비행기가 거의 없어 같은 전략을 쓰기도 어려울 것”이라며 “국제선 재개가 이뤄져야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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