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답사는 역사·문화 이해하는 지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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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순복 대륙항공여행사 대표

“20년 가까이 역사의 수수께끼를 푸는 빗장을 열어 왔습니다. 박물관을 찾는 것은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지름길입니다.”

문화 유적 답사 700회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는 ‘박물관을 찾는 사람들(이하 박찾사)’을 이끄는 장순복(65) 대륙항공여행사 대표의 설명이다. 2002년 출범한 박찾사는 최근 경북 예천으로 698번째 답사를 다녀왔다. 장맛비 등 기상 문제만 아니라면 이달 중 답사 700회 달성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박물관을 찾는 사람들' 답사 이끌어
2002년 발족 이후 700회 달성 눈앞
“함께 찾아가 배우는 인문학 프로그램”

장 대표는 “박찾사는 ‘정신적 귀족’을 위한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이라면서 “700회 답사는 가야역사 트레킹을 주제로 할 예정이다. 김수로왕, 허왕후, 파사석탑, 선견왕자와 신녀의 수수께끼를 풀어보는 여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찾사는 다음카페 ‘박물관을 찾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카페 회원은 4500여 명에 이른다. 열심히 활동하는 회원은 500여 명. 이들은 대개 3개월에 한 번씩 답사에 참가한다. 매회 답사 참가 인원은 30~40명이다. 80% 이상이 여성이다.

박찾사는 주로 박물관, 미술관, 전시관을 방문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코로나19 때문에 야외로 돌아다닌다. 때로는 전통문화 계승자, 문학가, 예술인을 찾아가기도 한다.

장 대표는 “전국을 다 다녔다. 일본 사가현의 가카라시마 등 우리나라 역사와 관련이 있는 외국도 수시로 답사했다”면서 “700회에 이르기까지 같은 코스를 간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코스를 짜는 게 가장 힘들다. 큰 스트레스 거리”라며 웃었다. 그는 “참가자들에게는 종이 자료집을 미리 제공한다. 현장에서 설명하지만, 여행에서는 미리 알고 가는 만큼 보인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답사 일정을 짜거나 계획을 세울 때는 여러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 그는 답사 진행을 위해 열심히 역사 공부도 한다. 지역 향토사에서 뽑은 자료와 각종 학술대회 발표 논문에서 답사 지역 관련 자료를 수집한다. 신문이나 방송에 소개된 자료도 참고한다. 그 덕에 아마추어 역사학자 수준의 지식을 쌓았다. 때로는 대학교수나 재야 사학자 등 전문가들을 답사에 초빙한다.

장 대표는 1979년 여행업에 뛰어들어 올해로 41년째를 맞고 있다. 여행 가이드로 시작해 30년 전 대륙항공여행사를 인수해 직접 경영에 나섰다. 그는 “답사를 1000회까지 이어가고 싶다. 앞으로 6~7년 정도 더 가야 하는 여정이다. 박찾사 외에도 비슷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단체가 더 생기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태우 선임기자 le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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