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해신공항 백지화 여부, 내년 보선 연계 절대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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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가 지난주 청와대와 국토교통부의 요청에 따라 가덕신공항 사업의 예산과 난이도·기간·연약지반 시공 따위의 관련 자료를 담은 가덕신공항 구상안을 전격 제출했다고 한다. 이 구상안이 이번 주중에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될 것으로 보이는데, 청와대가 가덕신공항 자료를 요청한 것 자체가 전에 없던 일이어서 일단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뒷짐을 지던 청와대가 뒤늦게나마 김해신공항의 안전성 결함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동남권 관문공항 문제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가 아니겠느냐는 정치권 안팎의 분석도 같은 맥락이다. 김해신공항 검증이 긍정적인 결과를 낳으리라는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하다.

청와대 가덕신공항 자료 요청 고무적
총리실 하루빨리 검증 결과 발표해야

청와대는 그동안 김해신공항 검증과 관련해 국무총리실 검증위원회에 모든 것을 위임한 채 별다른 입장을 취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러던 청와대의 행보 변화는 최근 금정산·승학산과의 충돌 가능성이 제기된 국토부의 김해신공항안이 안전성 측면에서 치명적인 약점을 지닌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고 경제성과 확장성도 애초의 기대에 크게 못 미쳐 신뢰를 상실하게 된 상황과 무관치 않다. 김해신공항 검증이 진행 중인 데다 이런 사정들이 얽히면서 청와대의 심중에는 결국 김해신공항 백지화가 자리 잡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여전히 김해신공항 적정성 검증 결과 발표가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검증 작업이 총리실로 이관된 후 14개월이라는 답답한 세월이 흐르도록 이렇다 할 결론이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 6일 검증위 분과장 회의에서는 여러 쟁점이 논의됐지만 국토부 답변이 늦어 제대로 정리되지 못했다고 한다. 따라서 이달 안 발표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발표 지연은 검증위원들이 아직도 정치적 부담을 갖고 있음을 방증한다. 그런데 얼마 전 PK 민주당 의원들이 총리실에 던진 제안이 대단히 의미심장하다. 김해신공항 검증과 함께 가덕신공항의 관문공항 적합성 검증까지 동시에 진행하자는 것이다. 김해신공항 백지화 결론이 날 경우 절차를 앞당겨 곧바로 가덕신공항 추진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바탕에 깔려 있다. 검증 발표가 8월을 넘기더라도 결과를 기다려 볼 만하다는 얘기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검증 결과 발표가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 국면까지 지연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선거를 앞두고 공항 문제가 정치 쟁점으로 부상하면 또다시 후폭풍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그런 사례들을 우리는 수도 없이 목도해 왔다. 신공항 문제가 정치 논리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보궐선거 국면 이전에 검증 발표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설사 8월을 넘기더라도 검증 발표가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이뤄질 수 있도록 부산시가 가덕신공항의 타당성을 알리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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