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깜깜이 감염’ 확산… 광복절 연휴가 최대 고비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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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부산 해운대구 부산기계공업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해운대구보건소 제공 12일 부산 해운대구 부산기계공업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해운대구보건소 제공

부산 부경보건고 성인반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집단감염의 여파를 두고 방역당국이 숨죽인 가운데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고등학생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했다. ‘깜깜이’ 감염의 무차별 확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교육당국은 사하구 전체 학교에 대해 방학 전 원격수업 전환을 발표했다.


해운대구 고교생 코로나 확진

‘집단감염 교집합’에 항만 주목

사하구 전 학교 원격수업 전환

“항만 관리·방역수칙 준수 절실”


■학교서 또 ‘감염경로 미상’ 확진

12일 부산시와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해운대구 부산기계공업고등학교 학생 A 군이 이날 양성 판정을 받아 부산 189번 확진자로 추가됐다. A 군은 전날 기숙사 야간 점호에서 발열 증세가 확인돼 사하구 자택으로 귀가한 뒤 서구 의료기관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았다.

A 군은 평소 학교 기숙사에서 지내면서 지난 7일 금요일 오후 사하구 자택으로 귀가했다가 일요일인 9일 오후 학교 기숙사로 복귀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날에는 교내에서 열린 캠프에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역당국은 학교 운동장에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기숙사 같은 층과 같은 반 학생, 교사와 외부 강사, 캠프 참여자 등 70여 명을 검사했다. 이 학교 전교생은 899명, 기숙사 이용 학생은 456명이다. 추가 확진이나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검사 대상이 확대될 수 있다.

A 군의 감염경로는 밝혀지지 않았다. 부경보건고 성인반이나 영진607호 등 앞선 확진자와의 연결고리도 아직은 없다. 다만 A 군의 주소지가 사하구인 것으로 미뤄 감천항 항만발 집단감염과 연결 고리가 있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나온다.


■확진자 경로에 다단계업소 포함

전날까지 누적 10명 감염자가 나온 부경보건고 성인반 관련 추가 확진자는 이날 나오지 않았다. 성인반 학생 6명의 접촉자는 가족 등 37명으로 파악됐는데, 전날 확진된 4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부경보건고 성인반 주·야간반 학생과 교직원 782명, 가족 확진자가 원장으로 있는 사상구 어린이집의 원생과 교사 72명, 또 다른 가족 확진자가 재학 중인 서구 경성전자고 학생과 교사 등 접촉자 25명도 검사 결과 음성이었다. 성인반 116명 등은 이날 추가 검사가 진행됐다.

그러나 확진자들의 이동 경로가 아직 공개되지 않아 접촉자 추가 파악에 따라 확진자가 더 나올 수도 있다. 방역당국은 확진자들이 연령대가 높고 기억이 분명하지 않은 부분이 있어 CCTV 확인과 GPS 정보 분석을 통해 시간대별 이용장소를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성인반 학생인 181번 환자가 이달 3일부터 7일까지 5일 동안 사하구 다대동 다단계업소 ‘KNC 로하스’를 방문한 사실이 확인됐다. 다단계업소는 다수 집단감염이 발생한 고위험시설이다. 부산시는 이 기간 방문자 250여 명을 전수검사하기로 했다.


■깜깜이 감염 위험성↑ 일상방역 관건

영진607호와 부경보건고 성인반 관련 집단발병은 전날까지 각각 10명의 누적 확진자가 나왔지만, 감염원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깜깜이’ 감염의 경우 방역당국이 접촉자 조기 파악에 어려움을 겪는 동안 무증상이나 경증 상태 감염이 무차별로 확산할 수 있어 위험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부산시교육청은 집단감염의 발생지인 사하구 지역 전체 유치원과 중·고등학교, 특수학교에 대해 방학 전까지 13, 14일 이틀간 원격수업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아직 방학을 하지 않은 47곳이 대상이다. 부산시교육청은 사하구 지역을 중심으로 조용한 전파 위험이 높다고 보고 교육부의 승인을 얻어 긴급 결정을 했다.

부산시는 지역감염 확산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오는 광복절 연휴 기간을 고위험시설 특별관리기간으로 정하고 해수욕장 등 관광지를 중심으로 클럽 형태 유흥시설 71곳과 식당, 찜질방, 사우나, 스크린골프장 등을 집중점검한다.

‘깜깜이’ 집단감염의 교집합이 항만으로 드러난 만큼 항만발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대책도 시행한다. 선박의 하루 승선자를 신고하도록 하는 ‘승선 재신고 제도’를 도입하고, 선박 출입자 전자출입명부 도입도 계속 건의할 계획이다.

정동식 동아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무증상 감염 전파를 100% 막을 수 없는 상황에서 확산 고리를 끊는 것은 결국 방역 수칙 준수이다. 교내 음식 섭취나 식당, 유흥시설 등 일상생활 속 방역 수칙을 재점검할 때”라면서 “감천항과 관련된 조용한 전파 가능성이 높은 만큼 선박뿐 아니라 항만 전반에 대한 관리를 좀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혜규·곽진석 기자 iwill@busan.com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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