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2인자’ 황각규 부회장 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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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2인자인 황각규(사진·65) 롯데지주 부회장이 물러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롯데쇼핑을 비롯한 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사상 초유의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롯데는 13일 롯데지주를 포함한 일부 계열사의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의 핵심은 그간 롯데그룹의 성장을 이끌어 왔던 롯데지주 대표이사 황각규 부회장이 퇴진한 것이다.

황 부회장은 사원으로 입사해 지주사 부회장까지 오른 샐러리맨의 신화로 통한다. 신동빈 회장과는 30년 지기로 알려져 있으며 그룹의 미래 전략을 책임져 온 인물이다. 2018년 말 신 회장이 친정체제를 확립하면서 지주 부회장에 중용됐다.

실적 부진에 문책성 인사
후임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사장

롯데 측은 황 부회장의 퇴진에 대해 “그룹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해 경영 일선에서 용퇴했다”며 “황 부회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비즈니스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젊고 새로운 리더와 함께 그룹의 총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하지만 재계는 이처럼 유례없는 비정기 인사를 사상 초유의 실적 부진을 맞게 된 롯데그룹의 문책성 인사로 풀이하고 있다. 롯데쇼핑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고작 14억 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8.5% 감소한 수준이다.

유통업계 절대 강자로 통했던 롯데의 위상은 네이버, 쿠팡 등 신흥 경쟁자들에 의해 잠식됐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까지 영향을 미쳤다. 롯데쇼핑 7개 사의 통합쇼핑몰 ‘롯데온’ 구축에 3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지만, 지금까지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기만 하다.

한편 롯데지주 신임 대표이사로는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인 이동우 사장이 내정됐다. 이 사장은 롯데백화점에 입사해 경영지원, 영업, MD 등을 거쳤으며 롯데월드 대표이사를 역임하기도 했다. 2015년부터는 롯데하이마트의 안정적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준영 기자 j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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