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사랑은 나라 사랑의 첫걸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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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원 국기사랑회 회장

“최소한 국경일만큼은 나라 사랑하는 마음으로 태극기를 게양했으면 좋겠습니다.”

‘태극기 할아버지’로 불리는 이상원(82) 국기사랑회 회장. 이 회장은 1972년부터 지금까지 48년간 3·1절과 광복절, 개천절이면 부산 전역을 다니며 사비로 마련한 태극기 100만 장을 시민 등에게 나눠줬다. 국기사랑회는 15년 전에 결성된 비영리 민간단체이다.

지난 5일에는 제75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부산 시내버스와 마을버스에 부착할 태극기 3400장을 부산시내버스운송조합에 전달했다.

48년째 국기 무료 전달 활동
사비로 장만한 100만 장 배포
“국경일엔 게양 잊지 않았으면”

“시민들이 태극기를 부착하고 달리는 시내버스를 보면서 광복절의 의미도 되새기고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애국선열들의 정신을 기렸으면 좋겠습니다.”

이 회장은 요즘에는 국경일에도 태극기를 달지 않는 가정이 많아 무척 아쉽다며 태극기 게양 운동이 조금 더 확산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전했다.

그가 태극기 보급을 처음 시작한 것은 이 회장이 1972년 부산에서 시내버스 운전기사를 할 때부터였다. 회사 버스 28대에 태극기를 선물한 것을 시작으로 매년 버스와 택시에 태극기를 기증하고 있다.

“태극기 보급 운동을 펼치게 된 것은 할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습니다. 할아버지는 일제 침략에 맞서 봉기한 동학군으로 활동하셨습니다. 국가의 중요성에 대해 많이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는 2001년 사비 2000여만 원을 들여 부산 남구 문현동 교차로에 부산서 가장 높은 25m의 국기 게양대를 설치했다. 2015년에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서면 로터리에 10m짜리 태극기 광고탑을 설치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도 펼치고 있다.

그는 자신이 거주하는 부산 남구 문현동 일원에서 38년 동안 교통정리 봉사활동을 했다. 그는 교통정리를 하다 뺑소니 차를 검거해 받은 상금을 불우이웃을 위해 기증하기도 했다. 자신의 모교인 강원도 횡성군 당평초등학교 5~6학년 학생들의 수학여행도 주선했다. 그의 사회봉사 활동의 공로로 대통령 표창과 국가 유공 모범운전자로 선정됐다.

이 회장은 ‘태극기 사랑은 나라 사랑의 첫걸음’이라는 신념으로 지금도 33년이 넘은 승용차 ‘티코’를 타고 다니며 현수막 판매 등으로 생기는 수입으로 태극기 기증에 쏟고 있다.

그는 “최근 대한민국의 상징이자 애국심을 갖게 하는 태극기를 일부 단체에서 시위와 항의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어 무척 안타깝다”고 밝혔다. 또 늘 태극기와 함께 하는 그를 ‘태극기부대’로 오해한 젊은이들이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고 아쉬워 했다.

“누군가는 돈이 많아서 하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사실 넉넉한 형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태극기 보급에 돈 쓰는 건 전혀 아깝지 않습니다. 나로 인해 사람들이 태극기에 관심을 갖고 아끼는 것을 보면 너무 뿌듯하고 뭉클하기까지 합니다.”

이 회장은 “내가 좋아서 시작한 일인 만큼 국기사랑회를 사단법인으로 만들어 태극기 보급에 더 많은 사람들이 동참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강성할 기자 sh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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