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조는 지고 향수는 뜨고’ 코로나19가 바꾼 뷰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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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장마 여파로 향수 구매가 크게 늘어났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아틀리에 코롱 매장에서 직원이 새롭게 출시된 향수를 선보이고 있다. 롯데쇼핑 제공

코로나19의 여파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뷰티시장의 지형도도 바뀌고 있다. 마스크에 쉽게 묻는 색조 화장품 판매량이 줄어드는 반면 향수 판매량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16일 부산지역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 향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색조 화장품 판매량은 전년 대비 18% 이상 감소했다.

대표 화장품 3사 영업 부진
마스크 착용 탓 색조 사용 줄어
장마 겹치며 향수 수요 증가
부산 롯데百 향수 판매 20%↑

코로나19로 인해 하루 종일 마스크를 쓰고 다니게 되면서, 마스크에 쉽게 묻고 지워지는 립스팁과 파운데이션 등 색조 화장품 사용 빈도가 현저히 줄어들게 된 것이다.

국내 대표 화장품업체 3사는 코로나19의 직격탄을 그대로 맞았다. 화장품업체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7.2%나 감소한 362억 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애경산업은 2분기 1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화장품 사업의 부진이 직격탄이었는데, 화장품 사업의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0%나 줄었다.

LG생활건강은 생활용품과 음료 사업이 선방하며 무난한 실적을 기록했으나 화장품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5%, 영업이익은 15% 각각 축소됐다.

유통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이 색조 화장품 구입에 투입하던 비용을 대거 향수 구입으로 옮기고 있다고 본다. 코로나19 여파에 기록적인 장마가 한 달 이상 이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장마철 특유의 눅눅한 냄새가 옷에 배면서 이를 없애기 위해 자연스레 향수를 찾는 수요가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9일까지 자체 온라인몰을 통해 판매된 뷰티제품을 분석한 결과 20만~30만 원대 고가 향수인 ‘니치 향수’ 매출이 680%로 가장 크게 늘었다. 니치 향수 브랜드 가운데서도 바이레도(926%)와 딥티크(474%)의 신장률이 눈에 띄었다.

올해 향수 시장이 유난히 커지면서 유통업계도 이에 발맞춰 관련 프로모션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1층 니콜라이 향수 매장에선 오는 31일까지 여름향수 기획전을 열고 니콜라이 오프레쉬 라인 30mL 제품을 7만 6000원에 판매한다.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15mL 미니어처 사은품도 증정한다. 아틀리에 코롱 브랜드도 러브 오스만투스 신제품을 선보이고 15만 원 이상 구매 시 롯데상품권 1만 원을 증정하는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김재열 팀장은 “하반기에도 비슷한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향수 관련 브랜드 확대와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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