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에게 듣는다] 5 갑상선암 좋은문화병원 김정훈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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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 1.5cm보다 작고 전이 없으면 부분절제”

김정훈 좋은문화병원 외과 과장은 지난해 본보와 부산시가 기획한 ‘의사가 추천하는 부산 명의-갑상선암’ 편에서 동료 의사들의 압도적인 추천을 받았다. 대학병원에서 진료하다 종합병원으로 옮겨왔는데 지금도 매달 평균 50건 정도의 갑상선암 수술을 시행한다. 부산에서 가장 많이 수술하며 수도권에서도 환자가 찾아올 정도로 전국구다. 현재까지 진행한 갑상선암 수술은 8000례에 육박한다. 흉터를 최대한 줄이는 겨드랑이 접근술 등에 능하다.


착한 암이란 없다. 갑상선암도 4기가 되면 생존율이 50% 밑으로 떨어진다. 하지만 조기에 발견해서 수술하면 거의 정상인처럼 생활할 수 있다.  부산일보DB


갑상선암 5년 생존율 100% 육박
초음파 새침 검사 등 조기 진단 효과
유륜·겨드랑이 쪽으로 접근해 제거
흉터 최소화하는 다양한 수술법 선택

전절제 환자 갑상선 호르몬 복용 필수
체중 증가 등 속설 현혹되지 말아야

-갑상선암은 흔히 착한 암으로 알려져 있다. 어떤 특징이 있으며 5년 생존율은 어느 정도인가.

“‘착한 암’이라는 것은 없다. 그런 말이 나온 것은 갑상선암 중에서 가장 흔한 유두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면 5년 생존율이 100%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나온 것이다. 미국공통암위원회(AJCC)에서 발표한 최근 통계에 따르면 유두암 등의 분화 갑상선암 환자의 10년 생존율은 1기 99%, 2기 95%, 3기 84%, 4기는 50% 밑으로 떨어진다. 또 수질암은 예후가 더욱 나쁘고, 분화도가 가장 나쁜 역형성암은 5년 생존율이 1% 이하다. 생존 기간도 몇 개월 정도로 알려져 있다.”

-갑상선염과 갑상선암은 어떻게 다른가. 갑상선염이 갑상선암으로 발전할 수도 있나.

“갑상선염이 갑상선암으로 된다는 것은 아직 증거가 불충분하다. 갑상선 유두암 환자 수술 후 조직 검사를 보면 갑상선염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는 연관성은 있다. 다만 우리나라는 요오드 과잉 섭취 지역으로 분류되는데 과잉 공급된 요오드가 갑상선 세포로의 자극이 심해져 염증이 발생되고, 그 염증이 오래돼 암이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해 볼 수는 있다.”

-갑상선암 발병률이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데 일부에서는 과잉검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데.

“2000년 들어 건강검진 기회가 늘고 초음파와 새침 검사 등으로 진단기술이 크게 발전했다. 이로 인해 갑상선암 환자가 증가한 것이 수치로도 확인되고 있다. 암은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가 생존율을 높인다. 2006년 이후 갑상선암 5년 생존율이 100% 가까이 보고되고 있는 것은 조기 진단과 치료의 결과가 아닐까 한다.”

-갑상선암이 느린 진행을 보이기 때문에 발견 즉시 수술하기보다는 ‘적극적 경과 관찰’을 하자는 의견도 있는데. 어떤 기준이 적절한가.

“적극적 경과 관찰이라는 것은 모든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고 몇 가지 전제 조건에 합당해야 한다. 가족력이 없고, 방사선 노출 과거력이 없으면서 5mm 내외의 유두암이 한 개 있고, 림프절 전이가 없으며, 그 위치가 갑상선 피막과 떨어져 있는 경우에는 경과 관찰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조건에 맞으면 즉시 수술하지 않고 적절한 간격으로 추적 조사만 하게 된다. 그러다가 종괴가 많이 커지거나, 개수가 늘거나, 없었던 전이가 발견되면 그때 수술로 제거한다. 다만 적극적 경과 관찰을 하는 경우에도 림프절 전이, 원격전이, 역형성암 변이 등의 불이익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반드시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갑상선 한쪽만 절제하는 부분절제와 양쪽을 절제하는 전절제의 기준은 무엇인가.

“과하게 얘기하면 백인백색이다. 혹의 크기와 전이 여부 등에 따라 의사마다 판단이 다르다. 저 개인적으로는 크기가 1.5cm보다 작고 피막 침범이 없는 경우는 부분절제를 하고, 2cm가 넘으면 전절제를 한다. 그 중간 사이즈는 수술 중에 응급 조직검사를 해 전이가 확인되면 전절제를 시도한다.”

-겨드랑이 접근법 등 목에 흉터를 남기지 않기 위한 다양한 수술법에 대해 설명해 달라.

“2000년 초반부터 목에 흉터를 내지 않는 다양한 수술 기법들이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유륜과 겨드랑이 쪽으로 접근해서 갑상선을 제거하는 액와유방접근법과 액와 접근법 등이 있고 최근에는 귀 뒤쪽으로 접근하거나 입술과 잇몸 사이로 내시경을 넣어서 수술하기도 한다. 귀 뒤와 입 쪽으로 접근할 때는 로봇수술이 더 적합할 수 있다. 집도의와 의논해 환자 상태에 맞는 수술법을 선택하면 된다.”

-수술 후 재발을 막기 위한 갑상선호르몬 복용에 대해서도 간단히 설명해 달라.

“수술 후에 전절제한 환자는 갑상선 호르몬을 필수적으로 복용해야 한다. 부분절제를 했더라도 몸에 필요한 만큼의 호르몬을 만들어주지 못할 때는 약을 먹는다. 갑상선 호르몬의 혈중 농도를 적절히 유지해 갑상선자극호르몬(TSH) 수치를 0.1 이하로 낮춰주는 것이 재발 확률을 떨어뜨릴 수 있다. 갑상선 호르몬을 먹으면 살이 찐다거나 유방암이 더 생긴다는 속설들도 있다. 근거 없는 정보에 현혹되지 말고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하기를 바란다.”

-수술을 앞둔 환자에게 한 말씀 해준다면.

“갑상선암은 수술을 받고 나면 치료가 가능하고 완치가 되는 병이다. 단지 수술 후에 약을 먹거나 정기적으로 검진을 해야 하는 불편 정도가 있을 뿐이다. 수술하고 나면 정상인과 똑같이 생활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것이 좋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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