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강력해진 바이러스’ 어디서든 누구라도 감염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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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2차 대유행 비상

부산에서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감염이 ‘N차’ 고리를 타고 지역사회로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 최근 일주일 새 부산 지역 전염력이 높아진 데다 일상 접촉을 통한 전파가 계속되자 방역당국은 연일 폭발적인 대유행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17일 부산시에 따르면 이틀 연속 8명에 이어 이날도 7명 신규 확진자가 추가돼 부산 누적 코로나19 확진자는 220명이 됐다. 7명 신규 확진자 7명 중 6명은 기존 확진자의 접촉자 중에서 발생했다. 나머지 1명은 또 다른 ‘깜깜이’ 환자로, 사상구에 거주하는 60대다.

부산 하루새 또 7명 신규 확진
기계공고 2명 포함 누적 15명
연제구 일가족 관련 감염 총 9명
경로 미상 부산진구 환자도 2명

감염재생산지수 4월보다 높아
일상 접촉 통한 전파 급속 확산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 17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 및 확진 환자 중간조사 결과 등 정례브리핑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오른쪽은 무더기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인근에서 방역 작업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부산기계공고에서는 기장군에 거주하는 학생 2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이들은 첫 학생 확진자와 각각 교내 캠프와 체력단련실에서 접촉해, 지난 12일 1차 접촉자 전수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 중이었다. 학생→가족→접촉자→가족 순서로 전파 경로가 추정되는 N차 감염 환자(사하구)도 추가됐다. 부산기계공고 관련 감염은 학생 6명, 접촉자 9명으로 누적 15명이 됐다.

연제구 일가족 관련 N차 감염도 2명 더 나왔다. 가족 첫 확진자인 198번 환자의 접촉자의 접촉자로, 각각 부산진구, 해운대구 거주자다. 연제구 일가족 관련 감염도 가족 3명, 접촉자 6명이 돼 누적 9명으로 늘었다.

감염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부산진구 환자의 직장 내 접촉자도 확진돼 이 환자 접촉자만 누적 2명이 감염됐다.

방역당국은 최근 ‘깜깜이’ 감염과 함께 접촉자 중에서 다수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3월 유행 당시와 다른 양상이라 최근 바이러스 유전자형이 상반기 사례보다 감염력이 더 높은 건 아닌지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중앙방역대책본부는 5월 이태원 클럽발 이후로 국내 집단감염에서 변종 GH형 바이러스가 주로 나타난다고 밝혔다. 미국 연구진들은 GH형 전파 속도가 초기 그룹보다 최고 6배 빠르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적이 있다.

부산에서도 최근 일주일간 부산 지역 감염재생산지수(R0값)는 평균 1.5를 기록해 1 이하를 유지하던 4~6월에 비해 급격히 높아졌다. 환자 1명이 1.5명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다는 의미로, R0값이 커질수록 유행의 크기나 속도가 빨라진다.

고위험시설뿐 아니라 일상적인 접촉을 통해 추가 확진도 부쩍 늘었다. 부산기계공고 관련 전파는 교내에 이어 아르바이트 현장, 친척 간 식사, 가족 직장 등을 통해 확산했다. 연제구 일가족 관련 추가 감염자 중 2명은 스크린골프연습장 접촉자에서 나왔다.

부산시 관계자는 “최근 사례를 보면 식사나 회식을 통해 전파된 경우가 많아 방역수칙에 대한 경각심이 많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조금이라도 느슨해지면 둑이 터지듯이 폭발적인 확산이 일어나고 현재 방역체계로는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국적으로도 사랑제일교회를 비롯한 교회 감염 외에도 사무실, 카페, 학교 등의 집단감염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경기 파주시 스타벅스 파주야당역점에서는 이날 낮 12시 기준으로 누적 42명이 확진됐는데, 최초 감염자 2명이 3시간 정도 머물면서 전파가 일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고위험시설’에만 국한되지 않고 일상에서 매일 접하는 식당, 카페, 주점, 시장 등 어디서든, 누구라도 감염에 노출될 위험이 매우 커진 상황”이라면서 “유행 차단을 위해서는 사람 간의 접촉을 최소화해 전파를 줄이는 것이 최상의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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